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부유하는 혼 (2017년 초판)

저자 - 황희

출판사 - 해냄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76p

 


섣불리 생을 끊으려 하지 마라

이계의 다른 존재가 그 틈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전 사이코 파워로 불특정 다수에게 빙의하여 자살로 이끄는 '스티븐 킹'의 작품 [엔드 오브 왓치]

를 읽었었는데, 이번엔 본격적으로 빙의를 소재로 하는 본격 심령 미스터리 공포물 [부유하는 혼]이다.

그동안 공포 영화나 소설등을 통해 빈번하게 다뤄진 소재인 만큼 이 식상할 수도 있는 빙의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낼지 내심 궁금했는데, 빙의와 유착이라는 두가지 개념으로 나름 설

득력 있게 이야기를 끌어내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큰 틀을 이루는 개념인 빙의와 유착의

차이점을 보자면


빙의 : 혼령이 이승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타인의 육신을 빌려 타인의 인생을 훔쳐 살아감,

       혼령과 육신의 영과의 이질감으로 주변인이 알아 챌수도 있다.

유착 : 혼령이 이승의 기억을 지운체 타인의 육신에 들어가 타인의 인생을 이어 살아감

       정상적으로 유착 됐을 시 육신의 인생을 이어가며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됨

       유착이 불안정하게 됐을 시 영과 육신의 거부반응으로 정신착란이 발생 하거나 자살에 이르게 됨


이 두가지 개념으로 여러 육신과 혼령들이 한데 엉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한가닥 한가닥 풀어나가듯

진행된다. 빙의라는 기존의 개념에 유착이라는 작가의 새로운 설정을 덧입힌것 같은데, 사실상 유착은

영의 기억이 사라진체 본체의 혼령이 빠져나간 틈을 타 들어간 육신의 생을 이어간다면 환생의 개념과 

다를바 없는것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나 이 유착이라는 맹점을 통해 갈등과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일본에서 유명한 미스터리 작품을 쓰며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탄 한국 혼혈의 여류작가 미야베

라이카는 후쿠시마 지진을 직접 겪으며 주변인으로 부터 이유없이 혼혈로 인한 암묵적 차별과 멸시를 받게

되어 딸을 데리고 도망치듯 한국으로 정착하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딸 희주의 

보살핌을 받는 노망난 할매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한편 정신병원에서 탈출 환자를 잡는 일을 하던 곽새기

에게 부모를 잃고 자신을 곽새기의 죽은 아내인 수인이라 부르며 잡으려 하는 그를 피해 동생 나영과 도망

다니는 미주는 하루 오천원 하는 여인숙에서 곽새기의 눈을 피해 숨죽여 살면서 먹고 살기 위해 직업알선

업체에 입주 도우미를 신청한다. 알선업체에서 치매 노인의 집으로 입주 도우미로 연락처와 집주소를 알려

주고 주소를 따라 찾아가보니 미야베 라이카의 집이더라......

 

영이 떠나게 되는 사망의 시점을 정확히 알게 되면 육신의 본령이 떠난 시점을 틈타 타인의 육체를 차지하

게 된다는 이 이야기는 냉혹한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살 시도를 하는 자살율 1위의 한국에서는

상당히 오싹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살 시도를 했으나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대부분 저승에서

육신을 차지한 다른 혼령들일수도 있다는 것이다...ㄷㄷㄷ.-_-;;; 작품에서도 언급되지만 매주 일요일 방영

되는 오컬트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도 나왔던 죽음의 사선을 넘었다 돌아온 사람들이 전과는 다른 인격

을 보이거나 전혀 배운적 없는 다른 나라의 언어를 구사 하거나 다른 사람의 개인적 기억을 떠올리는 등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이 작품에서는 다른 혼령의 빙의에 의한 것이라 말한다.(나 역시 과학적 규명은 어렵

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빙의 사례가 이정도니....유착이라면 이루 셀 수 없는 혼령들이 

다시 생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겠지....

 

작품은 심령 미스터리 답게 빙의 외에도 익히 알려진 엑토플라즘이나 유체이탈, 영매, 심령사진등 오컬트적 

소재들을 사용하여 이승과 저승의 세계를 한층 다양하게 그려내려 한다. 다만 앞서 말했지만 여타 매체에서 

자주 다뤘던 개념들이다 보니 대충 예상 가능 하다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뜬금없는 인물의 등장이나 전개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눈에 띄어 아쉬운 부분이다. 사실상 한국과 일본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

되는데 혼령은 시공간을 초월해 동시성을 지닌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일본의 이야기를 집어 넣은건지 모르

겠지만 개인적으론 일본의 이야기는 통째로 들어내도 스토리상 지장이 없을 정도로 불필요해 보였다. 

어쨌던 [바디 스내처], [인베이젼]이 연상될 정도로 육신을 뺏으려는 자와 빙의의 비밀을 캐내려는자, 어떻게

든 참혹한 현실에서도 생의 의지를 불태우는 자들이 얽히고 설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워낙 이런 오컬트물을 좋아해서 인지는 몰라도 재미있게 읽었다.)

 

 

정신 빼놓고 살다가 저승에서 온 혼령에게 육신 뺏기지 말고 항상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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