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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열대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7월
평점 :
슬픈 열대 (2017년 초판)
저자 - 해원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48p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하드보일드 액션
냉철하고 잔혹한 북한 특수요원이 낯선 남미의 타국 콜롬비아에서 거대 마약상과 특수부대, CIA와
맞서 싸우는 방대한 스케일의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 작품이 출간되었다. 해원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작가는 이 작품이 첫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막힘없이 읽히는 문체나 가독성, 깊이 있는 스토리와 복선
등등 첫 데뷔작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프로의 완성도를 갖춘 스릴러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특수요원이 펼치는 액션을 보며 '공유'가 북한 정보원으로 출연하여
현실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종횡무진 활약하던 영화 [용의자]가 떠올랐는데, 다만 기존의 여타
작품들과 다른점은 이 작품의 북한 특수요원을 여성으로 설정하여 차별점을 둔것이다. 여리여리한
여성이 눈알을 터뜨리고 손가락을 잘라 버리고, 머리통을 깨부수는등 거의 하드고어적인 액션을 거침없이
선보이니 킬링머신이 따로 없을 지경....-_-;;;; 처절 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매 챕터마다 시원
시원하게 펼쳐지니 오백여 페이지의 두꺼운 분량도 전혀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짧은 분량으로 챕터를
나눈 구성도 자칫 스토리가 늘어지는 느낌을 막아주고 짧은 호흡으로 쭈욱 읽을 수 있도록 만든것 같다.
작품의 배경인 콜롬비아 거대 마약 카르텔인 메데인 카르텔과 보스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모두 실존
했던 조직과 인물로 실로 나라를 흔들었던 악명 높은 보스였다고 한다. 마약을 통해 모은 돈이 너무
많아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뿌리고, 그로 인해 인기가 높아진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마약조직의 보스로
국회의원에 선출되고,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에 까지 올라 나라를 잠식하려는 야욕을 보인다. 그리하여
경쟁 유력 대선후보를 처단하기 위해 후보가 탄 비행기까지 폭파 시켜버리는...실로 엄청난 인물이더라
....-_-;;; 그런 메데인 카르텔의 숨겨진 마약 공급책으로 동물농장이라 불리는 마약 생산 공장에서
파블로의 오른팔 디에고를 보스로 지키는 보디가드 용병....전직 북한 특수요원 권순이의 이야기는
실존 사건과 인물에 작가의 픽션을 절묘하게 녹여놔 실제 사건을 보든듯한 사실적 느낌을 극대화 시킨다.
비밀 화물을 선박에 싫고 이동중이던 권순이는 불의의 사고로 배가 침몰하고, 구사일생으로 홀로 목숨을
건진다. 당에 복귀하지 않은채 콜롬비아 메데인 카르텔의 마약 생산 공장에 보디가드로 일하며 생계를
꾸리던 권순이는 거대 마약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에 정면으로 맞서 각 공장을 폭파시키는 정체불명의 조직
늑대에 맞서 본격적으로 거대 조직간의 싸움에 발을 들이며 휘말리게 된다. 그러던중 늑대에의해 부모를
잃고 약에 취해 성노예로 학대 당하던 소녀 리타를 발견하게 되고, 그녀를 돌보면서 잊고 있던 가족에
대한 향수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미래 없이 삶을 연명하던 생활에서 리타로 인해, 리타를 위해 콜롬비아
를 탈출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권순이는 늑대 조직을 추적하는 동시에 한국 대사관의 요원에게 타국으로
망명 요청을 하는데.....
리타로 인해 킬링 머신에서 그나마 약간의 인간성을 회복하지만....역시..애가 등장한다는건 누구나 예상
가능 하듯이...발암 캐릭터로 활약 한다는것...-_-;;;; 정말 오지게 말 않듣고 멋대로 행동해 순이를 위험에
빠트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미드 [24]에서 '잭 바우어'의 외동딸 '킴 바우어'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초반 단순해 보이던 카르텔 간의 알력 다툼이 수많은 반전을 거듭하며 실제로는 국가간의 깊은
음모와 국제 전쟁으로 까지 확대되는 거대한 스케일의 범죄 스릴러물의 재미를 보여준다. 특수요원 간의
일대일 전투, 대전차 로켓이 난무하는 대규모 총격전까지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숨막히는 액션씬은
하드보일드 액션의 정석을 보는듯 했다. 물론 권순이 혼자서 총알 세례를 피해 원샷 원킬로 수십명의 무리를
해치우는 장면들은 '장클로드 반담'이나 '척 노리스'의 1인 전쟁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만...그래도 미화
없이 뇌수가 터지고 살점이 날라다니는 참혹한 전쟁의 참극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 좋았다. 그와 함께 살인
기계였던 권순이가 리타로 인해 서서히 인간의 감정을 되찾아 가는 미묘한 감정선의 변화도 권순이에게 좀더
감정적으로 이입 할 수 있고 그녀를 응원하게 만드는 좋은 장치이지 않았나 싶다. 어디서 본듯한 첩보물의
클리셰들로 다소 예상가능한 결과를 보여주긴 하지만 젼혀 모르고 있던 남미의 이국의 땅이라는 배경 덕분에
새롭게 다가오게 만든것 같다.
국내에서 이정도 스케일에 이정도 완성도의 하드보일드 작품을..그것도 데뷔작으로 들고 나왔다는데 놀라움을
느끼면서 이후에 나올 후속작이 더욱 기대되게 만드는 작가인것 같다. 영화 [시카리오], 미드 [나르코스]와
함께 보면 더 없이 좋을 작품일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