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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ㅣ 스토리콜렉터 1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여기 지구를 노리는 한 마녀가 있습니다.
지구를 노리는 마녀를 막는 사이보그도 있죠.
자, 오늘은 뭔가를 노리는 작품을 만나보겠습니다.
루나크로니클 시리즈 [신더]입니다!
[헝거게임] 시리즈와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언제부턴가 SF나 판타자의 탈을
뒤집어 쓴 비슷한 류의 틴에이지를 (정확히 소녀들을) 겨냥한 로맨스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도 그런 장르 판타지 로맨스물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같다. 적당히 시류에
편승하면서 고전 동화를 배경으로 변주했다는 독특한 설정을 추가하여 수많은 아류작들중 성공한
작품으로 남은것 같은데, 작가는 이 작품을 데뷔작으로 시작하여 총 4편의 [루나크로니클]시리즈
를 써냈고, 곧 7월에 외전인 [레바나]가 신간으로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루나크로니클 시리즈]는
[신더] - [스칼렛] - [크레스] - [윈터] 순서로 [신더]는 신데렐라를, [스칼렛]은 빨간망토,
[크레스]는 라푼젤, [윈터]는 백설공주이야기를 변주 했다고 한다.
우선 시리즈의 첫권 [신더]를 읽었는데, 신데렐라라서 이름이 신더 인건진 모르겠지만, 배경이
베이징이라는것이 이색적이었다. 그래서 '린 신더'가 주인공의 이름인데, 나라이름도 동방연합
이라는걸 보면 나름 오리엔탈리즘에 심취한거 아닌가 싶긴한데, 중국인인 신더의 계모가 무도회에
입고갈 드레스로 기모노를 입는다는 설정을 보니 그냥 관심만 있는 수준인거 같기도 하더라..-_-
비극적 운명의 소녀와 저 멀리 태양이 떠오르는 동방의 왕자와의 사랑.....소녀감성 듬뿍 담긴
취향저격 SF 로맨스로 딱 좋은 소재 아닌가....
노후된 가사도우미 로봇과 함께 시장에서 기계수리를 운영하는 36% 기계화된 사이보그 신더는
기계수리 수입으로 계모와 언니, 동생을 돌보는 소녀가장이다. 어릴적 호버 사고로 기억을 잃고
전신의 일부가 기계화 된체 베이징으로 왔지만 계부는 일찌기 레투모시스라는 전염병에 죽고
홀로 구박을 이겨내며 살던 신더는 어느날 비밀리에 황태자가 직접 찾아와 자신의 사이보그 시종
수리 의뢰를 맡긴다. 집에서 그나마 신더를 인간답게 대해주던 피어리가 갑자기 전염병에 걸려
격리 수용되고 계모는 신더를 전염병 치료를 위한 임상실험 대상으로 연구소에 강제 자원 시킨다.
연구소에 감금되 전염병 바이러스를 주사받은 신더는 다른 사람들 처럼 병이 발병되어 죽을날만
기다린다. 그러나 신더의 몸에선 생각지 못한일이 발생하는데......
4차세계대전으로 인류의 일부는 절멸하고, 일부는 다른 행성의 식민지 정착을 위해 떠난다.
이후 먼 시간이 흘러 타 행성의 인간들을 그 행성의 환경에 맞게 진화되어 인류를 뛰어넘는
고도의 종족으로 변모한다. 지구에서는 레투모시스라는 전염병이 창궐하여 각 나라는 이 질병을
막기위해 고군분투 하는게 작품의 배경설정이다.
이런 류의 작품 답게 신더는 오지게 구박받고 무던하게...무신경하게 밝고...약간 멍청하고
약간 답답하고 말은 오지게 안듣는 제멋대로인 캐릭터로 그려진다.(왜 영미권 틴에이지 로맨스의
여주들은 전부 다 이런 성격인건지 모르겠다...-_-;;;) 동생이 질병에 걸려 처참하게 죽어가는
비극적 상황에서도 그것과는 별개의 사고기관이 작동하는듯이 황태자와의 달달한 로멘스는 이어지는...
기름 투성이의 남루한 신더에게 별이유도 없이 빠지는 황태자의 취향도 미스터리고...-_-;;;
당연하게도 로맨스 장르에선 빠질 수 없는 요소인 출생의 비밀도 숨겨져 있다. 판타지나 다른 장르
였다면 전혀 관심 없는 장르겠지만, SF라서 붙잡고 읽었고, SF적 작가의 세계관이 나름 동화와
어우러져 막힘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신더가 처한 상황은 신데렐라를 차용했고,
지구를 침공하기 위해 호시탐탐 지구를 노리는 루나왕국의 레바나 여왕은 백설공주의 설정을
끌어온듯 하다. 익숙하지만 어찌보면 진부한 이야기를 새롭게 SF적 설정으로 변화시킨 작가의
세계관은 신선하게 다가와 좋았던것 같다. 평소 로맨스물은 몸서리 치게 싫어하는데, 내가 처음
읽은 로맨스물 1호가 되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