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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승의 선지자
김보영 지음 / 아작 / 2017년 6월
평점 :
저 이승의 선지자 (2017년 초판)
저자 - 김보영
출판사 - 아작
정가 - 14800원
페이지 - 265p
이승과 저승의 독특한 시각
얼마전 성황리에 열린 2017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김보영작가님 신작 낭송회에 참여하고 얻은
책이다. 사실 김보영 작가님의 작품이라고는 엔솔러지 단편집에서 읽은 단편 한두편 외에는
읽은 것이 없고 이번 작품이 처음 읽은 장편이다. 그러다 보니 작가님의 작풍은 거의 모른다
시피 한채로 낭송회에 참여 하였고 낭송회를 통해 진지하게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고 이번 장편을 통해 좀더 작가님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일단 이 책의 표제작이자 장편으로 실린 [저 이승의 선지자]는 작가가 생각하는 저승(명계)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설정으로 그려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이전
출간작인 [7인의 집행관]에서 설정했던 세계관을 토대로 써낸 작품이라고 한다.
1. 저 이승의 선지자
세계의 창조자이자 선지자 나반은 자신이 분리한 신체를 이용해 창조해낸 인격체 아만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마음에서 거듭된 실험을 통해 하계를 창조해 낸다. 자신들도 하계
세계에서 함께 실험체로 참여 하면서 마침내 인간이라는 인격체를 창조해 내는데 성공한다.
인간을 창조해 내면서 부터 나반과 아만은 반목이 시작되는데, 아만은 자신이 창조 했지만
인간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가게 하는데 힘쓰는 반면 나반은 오로지
명계 세계에서 나반의 분신들, 각 개별체들이 하계를 수행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차이점을
보인다. 아만은 나반의 방식에 반기를 들고 나반의 분신임에도 불구하고 체제 전복을 시도
하는데.....
- 사실 기존의 이승과 저승의 관계는 이승의 인간들이 생을 다하고 저승으로 올라가 신의
판단에 따라 지옥과 극락을 향한다는 설정이었는데, 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기존의 설정을
뒤집는 신선한 설정이었다. 명계의 신의 분신들이 오로지 수행의 목적으로 프로그램된 이승에
내려가 주어진 생을 살고 다시 명계로 복귀한다는 설정인데, 기존의 설정과 달리 새로운
설정이라 참신한 느낌의 작품이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작가님의 장편이 처음인데, 이
작품에 국한됐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의 배경설명과 함께 인물간의 대화에 따라 진행되는
(선문답 같은) 다소 불친절한 전개 때문에 챕터 마다, 페이지 마다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을 갖게 만들었다. 툭~툭 던지는 돌멩이에 던지는 각도와 돌멩이의 성분을
분석하게 만드는...어떤 의미를 갖는지 곱씹게 만드는 작품이었달까...-_-;;; 짧은 분량
이지만 쉽사리 페이지가 넘어가는 작품은 아니었다.
2. 새벽기차
행성을 하루동안 횡단하며 정거장에 정차하여 각 지역에 필요 물품을 판매하는 기차. 그 기차에서
획일화된 시스템에 탑승자들은 이름을 잃은채 차량칸, 혹은 번호로 불리는 개성이 상실된 세계와
기차를 거부하고 오래된 지프를 몰고 자유롭게 달리는 사내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
-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작가님이 직접 읽어주신 단편이다. 나긋한 목소리로 약 30분간 읽어주신 이
이야기는 몰개성과 자유에 대한 갈등을 그리는 이야기 인듯 하다. 시스템에 안주하여 살것인가,
힘들지만 자유롭게 살것인가....머...그런 이야기인듯...낭독회 후 질의응답 시간에 이 작품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갔고, 난 열린 결말인듯 하여 그런건지 물어봤는데, 작가님은 웃으시면서
해피엔딩이라고 정확하게 찝어 말해주셨다...-_-; 작가 후기에도 [설국열차]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써낸 단편이라고 소개 하는데, [설국열차]는 열차 내에서 벌어지는 계층간의 갈등을 그린다면 이
작품에서는 열차와 대척점을 이루는 지프와의 갈등에 대해 그리는 단편같다.
3. 그 하나의 생에 대하여
[저 이승의 선지자]에 대한 속편겪 단편이다. 이승에 떨어진 나반의 이야기를 그린다.
처음 읽는 '김보영'작가님의 장편인 만큼 새롭게 다가온것 같다. 국내 좁디 좁은 SF 시장에서
네임드 작가로서 자리메김 하고 활동하시는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작가님이 직접 읽어주신 작품을
듣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유 했다는건 꽤나 값진 경험으로 남을 것 같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