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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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2 (2017년 초판)_스토리콜렉터-53

저자 - 넬레 노이하우스

역자 - 박종대

출판사 - 북로드

정가 - 12800원 * 2

페이지 - 392, 352p





언제나 진실은 잔혹하다.




우선....이작품을 읽으면서 경험한 개인적 배경에 대해 먼저 말해야 할듯 하다.-_-

1. 해외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출발 몇일전에 두딸이 장염 + 폐렴에 입원

2. 간호하던 와이프가 같은 장염 증세로 아이들과 함께 설사참전....아비규환 설사지옥

3. 결국 해외여행은 위약금을 물고 취소

4. 나역시 간호에 지친 와중에 정신놓고 운전하다 본인 과실로 트럭과 추돌(보험할증 및

   자차수리비 발생)

5. 병원에서 딸래미가 내옷에 분수토 발사...급하게 집에와서 세탁기를 돌렸는데 할부 

   1년도 안된 핸드폰을 함께 돌리는 참사 발생(당연히 핸드폰은 장렬히 사망...)

6. 연이은 불운은 큰 행운의 전조라 생각해 로또 구입....단 한개도 안맞음...OTL....

불과 일주일도 안되는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_-;;; 불운의 소용돌이랄까....

이런 정신없고 짜증이 솟구치는 와중에 어떻게든 재정신 차리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 이 작품이다. 워낙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짬짬이 읽다 보니 꽤 오래 잡고 읽은

것 같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고 독일인이다 보니 이름도 어렵고...결코 잡생각 않고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어쨌던 '타우누스 시리즈'라고 독일의 실제 타우누스 지방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시리즈로

선보이며 이번 작품까지 8편의 시리즈가 쓰여졌고, 8편 모두 북로드에서 국내 출간되었다.

내겐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하는 작가와 시리즈였고 그래서 보덴슈타인 반장이 주축이

되어 움직이는 강력반의 등장인물들도 낯선데 그외에 서른명이 넘는 무지막지한 등장인물

홍수에 작품을 읽는 중에도 수십번씩 등장인물 소개란을 보기위해 첫페이지로 돌아가야

했다. 무지막지한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만큼....이 작품은 여타 미스터리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와 스케일 그리고 복잡한 복선을 보여준다. 




타우누스 인근 숲속의 캠핑장에서 폭발에 이은 화재가 발생하고 캠핑카 속에서 시꺼멓게

타버린 한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보덴슈타인 반장과 그의 파트너 피아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범행 현장에 의문의 남성을 목격했다는 목격자의 제보를 받고 캠핑장 주변을 집중 수색한다.

캠핑장 사건의 윤곽이 잡히지 않은 시점에서 요양원에서 반장과 친분이 있던 노모가 교살

당하는 두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세번째, 네번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보덴

슈타인 반장은 자신의 주변인들이 참혹하게 희생당하는 것을 바라보며 자신의 주변인들을

탐문하면서 42년전 과거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가 10살일때 러시아에서 이주해온

전학생 아르투어와 단짝이 되어 보덴슈타인이 키우던 야생여우 막시와 함께 어울리던 그때..

항상 아르투어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지만 당시 흔하지 않던 컬러티비를 보기 위해 보덴슈타인

은 단 하루 친구를 홀로 집에 보냈고, 그날 이후 단짝 친구 아르투어와 애완여우 막시는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보덴슈타인 반장은 잔혹한 연쇄살인과 과거의 실종사건이

무관하지않은 느낌을 강하게 받고 수사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피아와 별개로 개별 수사에 

착수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나이를 먹던, 천진난만 했던 유년시절이던...인간의 잔혹한 민낯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아직 어리지만 그들의 여물지 않은, 미숙한 감성은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것이다. 단짝을 빼앗긴 질투심, 이민자에 대한 이유없는 거부감,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왕따를 동참하는 방관자이자 동조자들...이런 감정들이 어떤 계기를 통해 도화선

이 되어 폭발하고 그렇게 아르투어는 요단강을 건넌다. 어른들에겐 절대 비밀로 할것을 모의하고 

그들은 40년 넘게 잔혹한 비밀을 숨긴채 자식으로, 친구로, 부모라는 가식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다. 피해자와 용의자가 모두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사에 객관성을 헤칠까 걱정

하는...그러면서도 지인들이기에 끝까지 손을 땔 수 없는 보덴슈타인의 고심과 드러나는 잔혹한 

진실에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과 실망에 흔들리는 반장이 이번 작품의 포인트 이다. 

친구라고 여겼던, 사랑했던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사십년만에 알았

을때 자신의 인생이 부정 당하는 기분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깊으리라.. 




머...애들이야...그렇다 치고....작품은 치기어린 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작은 마을 

전체의 구성원들을 은폐에 엮어버린다. 광기에 휩싸인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랄까...폐쇄적인

작은 마을에는 서로가 너무 잘 알다 보니 범죄 행위를 서로 덮어주는 뜨거운 이웃애가 자연스레

생겨나는 것인가?...불현듯 얼마전 떠들썩 했던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생각난다. 

사건에 가담한 인물들 어느 한명도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고 망쳐버린 인생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비뚤어진 내리 사랑이 어떤 파국의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 작품을 통해 여실히 보여

주는것 같다.




범인의 노출은 최소화 하고 오로지 수사를 진행하는 수사팀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그려 끝까지

범인을 지목하기 힘들었다.(뭐...워낙 등장인물이 많아서 그중에서 찍기도 힘들었고...-_-;;;)

그나마 수사팀과 한인물의 시점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길래 그 인물이 뭔가 큰 역할을 하리라

예상했건만....히마리 없이 퇴장하여 뭔가 벙찐 기분이 들더라는...;;;분량도 분량이지만 워낙

마을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음모 덕에 양파 껍질 까듯 한꺼풀씩 벗겨지는 의혹을 따라가다

보면 분량 생각없이 읽을 수 있었다. 




어쨌던 고난의 연속 속에서 작은 위안이 되어준 내겐 애완여우 막시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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