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X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박현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단 X (2017년 초판)
저자 - 나카무라 후미노리
역자 - 박현미
출판사 - 자음과모음
정가 - 14800원
페이지 - 600p

 


이 작품....진심 위험하다...

 

진심 약빨고 쓴 작품이랄까....이렇게 강렬한 광기에 휩싸인 작품을 언제 읽었던가?....-_-;;;;
제목 만큼이나 강렬하고 충격적이며 저돌적인 작품이다.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에
사회고발적 성격을 띄는 사회파 추리라고 생각하고 펴들었는데...600페이지가 전혀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 몰입감 최고의 소설이었다.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종교를 풀어내는 색다른 시각으로 도입부를
풀어내더니 이내 인간의 악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포르노 뺨치는 극한의 쾌락에 몸을 내맡긴 신도들의
난교파티로 혼을 쏙 빼놓는다. 한마디로..취! 향! 저! 격! 이런 대박 작품을....이런 대박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전문가 수준의 종교와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압도적인 필력에 놀라다 보니
아쿠타가와, 오에겐자부로상 수상작가라고 한다...꼭 유명 작가 상을 수상해서가 아니라....정말
빠져들고 탐닉하게 만드는 텍스트였다. 실로...작가가 교주로 이야기를 설파 한다면 당장 입교할 정도
랄까...-_-

 


학창시절 됴쿄 지하철에서 사린가스 살포로 난리가 났었던 옴진리교 테러사건을 TV에서 접하며 저
나라는 참 사이비 종교로 시끌벅적한 나라구나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뭐...우리나라도 옴진리교
사건에서 몇년 더 앞서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 하게 했었고, 이 사건의 배후가
사이비 종교 였다는 소문이 있었으니, 인간의 약한곳을 파고들어 암약하는 사이비 종교는 어느나라건
어느시대건 있게 마련인가 보다...-_-;;; 한국이던 일본이던 사이비 종교가 더욱 쉽게 파고드는건
오래 전부터 토템에 기반을둔 여러 신을 모시는 풍습 때문에 타신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인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만, 역시나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 상처입은 영혼들이 의지할 곳을
찾다가 길을 잘못들어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을거라 생각한다....그리고 이 작품에도 상처입은 영혼
들이 극단적 종교를 만났을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영혼은 뇌의 화학작용으로 생성된다. 그 뇌는 원자들로 구성되고, 원자들의 활동으로 의식을 만들어
낸다. 마이크로의 세계로 파고들수록 화학적이고 언어의 논리에서 일탈된다. 인간을 선을 통해 말의
논리에서 일탈함으로써 우주의 진정한 모습에 녹아들어 일체가 된다. 깨달음, 열반이란 이때의 편안함
을 말한다."

엔트로피, 상대성이론, 초끈이론, 양자역학등을 언급하며 불교의 교리에 대해 설명하고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데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종교라서 무척 신선하게 느껴
졌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불교는 수용하고 기독교는 이단이라 생각될정도로 배타적 스탠스를 취하는것
같았다. 하긴 기독교 자체가 배타적 종교이니 사이비 종교를 이야기 하기엔 그다지 어울리는 종교는
아니겠지....

 

도서실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나라자키는 교제중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잃어버린 여인 다치바나를
찾기 위해 사설타정에게 의뢰하고, 마침내 사설탐정에게서 그녀의 흔적을 찾는다. 신흥종교 집회장에서
모습을 보였다는 제보를 받고 나라자키는 무작정 신흥종교장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마쓰오라는 교주를
만나고 그의 격식없는 자유로운 모습과 교리에 매료된다. 그곳에서 다치바나가 사실은 신흥 사이비종교인
교단X에 가입하여 마쓰오를 사기치는데 가담하고 모습을 감췄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마쓰오의 집을 나온
나라자키는 검을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납치당해 어딘가에 방에 감금되고, 그곳에서 살이 쪼~~~~~~옥
빠질 정도로 극한의 쾌락을 맛보는데.........

 


상생과 화합으로 살아가자고 설파하는 마쓰오의 종교와 극한의 쾌락을 통해 선을 이루는 미스테리한 교주
사와타리의 교단X가 대치하면서 교리가 얽히고, 사랑이 얽히고, 사람이 얽히며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이비 종교가 중심이지만 어디에도 마법이나 초능력은 등장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풍기는 아우라와 세치
혀로 교단을 이끌어 가는 마쓰오나 사와타리의 카리스마는 어줍잖은 초능력보다 훨씬 압도적인 힘을 발휘한다.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는 선과 죽어가는 환자를 보며 발기하는 악 사이에서 악으로 경계를 넘어가는 사와타리의
독백은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공포를 넘어 광기의 끝을 보여준다. 뭣보다 교단X의 교리를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벌어지는 난교파티 때문에 눈이 호강 했다..-_- 수위도 수위거니와...분량도 상당히 많으니....
역시...성진국...

 


작가가 생각하는 종교와 더불어 작품 내내 자국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모습을 빈번히 내비친다. 2차세계대전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비난하고 지금의 우경화 세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말을 테러범(???)의 입을 빌어
말하는데, 노망난 늙은이 '쓰쓰이 야스다카'가 소녀상에 대해 망언을 싸지른 이 시점에서 의식이 깨어있는
작가 같아 더 마음에 들었다. 광신도와 국가, 테러와 드러나는 음모....그리고 펼쳐지는 지옥도....
스토리면 스토리, 과학이면 과학, 19금이면 19금, 오컬트면 오컬트, 공포면 공포 잘빠진 장르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