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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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 보이스_법정의 수화 통역사 (2017년 초판)

저자 - 마루야마 마사키

역자 - 최은지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42p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그동안 몰랐던 세계에 대한 새로운 미스터리가 나왔다. 농인, 청인, 데프, 코다 등등

생전 처음 듣는 단어와 수화에 대한 종류와 개념 등등 다소 생소한 용어와 내용 때문에 초반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가슴 벅찬 미스터리'였다. 

언어의 표현 방식만 다를뿐 우리와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은 다를바가 없으니, 그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주는 작품 이었다.




우선 용어 정리부터 해보자면, 

농인 -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

청인 - 귀가 들리는 사람

데프 - 농인의 영어식 표현

코다 - 농인의 부모 아래서 자란 청인 자녀

데프 보이스 - 농인이 내는 음성(자신의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발음이 명확하지 못하다)





농인과 청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체 코다로 자라 상처입은 유년시절을 보낸 아라이는 양심고백으로 다니던

직장인 경찰서 사무직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는다. 좀처럼 직장을 잡지 못하던 그는 코다의 경험을 살려 

전문 수화통역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쉽사리 자격증을 취득한다. 편견과 소외 때문에 멀리하던 수화를 업으로 

삼게 되면서 착잡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일에 매진하게 된다. 하루하루 농인들의 수화를 통역하면서

보람을 느낄때 즈음...농인 재활시설의 원장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아라이는 불현듯 17년전 경찰서

사무소를 다닐때 농인 재활시설 원장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농인 피의자를 도와 통역했던 일이 떠오르고 두

사건의 연관성을 의심하는데.......




농인 가족들 속에서 자신만 소리가 들리는 코다로서 가족들에게 융화되지 못하고 언제나 통역자로서 자신을 

희생하는 아라이의 모습은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깝고 슬프게 느껴졌다. 아라이와는 상황이 약간 다르지만...

내 아버지는 중도난청자이시다. 군대 시절 불의의 사고로 한쪽 청각을 잃으시고 다른쪽 귀도 서서히 청각이

약해져 보청기를 끼셔도 보통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신다. 크게 또박또박 말해야 겨우 알아들으시

는 상황에 자영업을 하시다 보니 대부분 손님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시고 알아듣는다고 해도 당신의

목소리가 커지니 사정을 잘 모르는 손님들은 화를 내는걸로 오해하는 경우도 왕왕 생긴다. 당연하게도 집안

에서는 아버지와 대화가 단절되고 성격은 괴팍해 지신다. 가족들 간에도 이렇게 외롭고 고립감을 느끼실텐데

살가운 아들이 못되다 보니 아버지에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ㅠ_ㅠ 

상황은 다르지만 아라이의 소외감과 고립감을 아버지도 느껴오셨을까?...작품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교하게 잘 짜여진 트릭을 갖춘 미스터리는 아니다. 그냥 읽다보면 대충 범인의 윤곽이나 상황 파악이 되는 

작품이다. 다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서사나 단순한 미스터리적 요소가 작가가 말하고 싶은바를 효과적으로 

보이는 수단으로 잘 맞아 떨어지는것 같아 좋았다.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궁극적 사랑과 희생이 주를 이루는데도 

신파적 요소 없이 담백하게 끝맺음 하여 너무 좋았다.(정과 한으로 점철된 신파가 없어 다행이더라...-_-;;) 

일반인이 농인에 대해 어떤 차별적 시각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농인들 사이에서는 그들만의 폐쇄적

이고 배타적인세계를 보여주면서 니편, 내편을 가르는 사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코다 아라이를 사이에 끼어 

넣음으로 자연스레 독자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알려주는 작품 같다. 작가 후기에도 언급 했지만 이

작품이 농인들 뿐만 아니라 모든 소외된 자들의 숨겨진 데프 보이스를 들려주는 작품이 되길 희망한다고 하는데

그 희망대로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이라 생각된다. 





덧1 - 수화가 나라를 떠나 농인들의 공통언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라마다 수화 체계도 다르다고 한다. 일본만

      해도 수화 종류가 두가지나 있으니.....


덧2 - 다시한번 효도 해야 겠다고 맘먹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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