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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데이
조너선 스톤 지음, 김무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무빙데이_ (2017년 초판)
저자 - 조너선 스톤
역자 - 김무겸
출판사 - 오퍼스프레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28p
72세 노인의 전쟁
무빙데이가 뭔가 했더니만...'이사'란다....-_- 참으로 직관적인 단어가 아닌가....
결혼을 하고분가를 하면서 이삿날을 네,다섯차례 정도 경험했는데..살면서 모아온
짐들중 필요한것과 불필요한것을 구분하여 불필요한것은 쓰레기로 과감히 버리고
남겨놓은 물건은 자신의 손때가 탄 소중한 재산으로 다음 살집으로 가져가 또 다른
삶을 이어간다. 새로운 집의 기대감과 막연한 걱정 등으로 이사 전날 잠을 설치고
이사 당일은 빠른 시간안에 이사를 완료하기 위해 정신없고 바쁜 시간을 보내는
일대 사건...그렇기에 스탠리가 저지른 작은 실수와 그로인한 그의 상실감이 내겐
더 와닿게 느껴졌다.
40년동안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집으로 향하려는 72세의 노인 스탠리와 그의 아내
로즈는 말끔히 유니폼을 차려입은 이삿짐 직원 닉과 3명의 직원들을 맞이한다. 대형
트레일러에 자신의 짐들이 일사분란하게 실리는것을 보는 스탠리는 그들의 전문성과
친절함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이사를 마치고 텅빈 집에 남은 스탠리와 로즈...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남은 노년을 부인과 함께 보내려는 생각에 허전함과 안도감을
느끼던 스탠리는 뒤이어 나타난 이삿짐 직원들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이내 자신이
사기 당했다는것을 깨닫고....자신의 정든 모든것을 상실했다는 절망과 함께 내면에
감추고 있던 '무언가'가 깨어났다는것을 깨닫는다......
72세의 꼬부랑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상당히 독특한 설정의 스릴러 작품이다.
노인네를 개조하여 외계인 전쟁에 용병으로 쓰던 [노인의 전쟁]의 '존 페리'도 있지만
여기 '스탠리'는 어두운 과거를 간직한 진짜 노인이다. -_- 노인이 주인공이기에 휘황
찬란한 활극이 난무하는 액션은 아니지만 삶의 연륜이 가득벤 은근과 끈기의 지혜가
묻어있는 은~근한 체이싱과 액션이 펼쳐진다. 강인하고 꺽이지 않는 건장한 노인 스탠리의
이미지가 예전에 봤던 영화 [그랜 토리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속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이미지를
스탠리라 상상하며 작품을 읽었다.
'그깟 짐 새로 사면 그만이지'라고 할 정도로 부유한 자산가 스탠리나 사기꾼 닉 역시
그가 절도한 짐만으로 만족 했다면 사단은 나지 않았을 텐데 두 남자의 끝 모를 고집
혹은 아집이 결국 피의 복수를 불러 일으킨다. 반전이나 트릭은 없다시피한 잔잔한
추적 스릴러 인데 그렇기에 스탠리의 인생 속에 함께 침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 두 사람의 마지막 대치가 나이를 감안하여 싱겁게 마무리
되는게 약간 아쉽게 느껴졌다. ㅠ_ㅠ
텅빈집...그리고 제복을 통해 과거의 잔혹한 기억이 떠오른 스탠리는 복수를 다짐하고
그로인해 겪게 되는 사건들을 통해 그의 내면 심리는 공포에서 동경 그리고 진짜 피의
복수로 롤러코스터처럼 널뛰듯 변화한다. 결말부의 스탠리의 스톡홀롬 신드롬은 이
작품이 단순한 절도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근본없는 탄압으로 인한 극심한 공포와
학대가 한 인간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여실히 보여주는...그리고 72세가 되서야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는 노년 성장 스토리(뭔가 이상하지만..-_-;;)를 보여준다.
이 작품의 부제인 '복수에 관한 핏빛 연구'에 딱 맞는 이야기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