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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로버트 레피노 지음, 권도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모트 (2017년 초판)
저자 - 로버트 레피노
역자 - 권도희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62 p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예전처럼 애완동물을 볼 수 없을 것이야!!
아들, 딸로 여기며 키우던 애완동물들이 어느날 갑자기 사람을 변하여 주인을 공격한다...
아무리 사랑으로 키워도 그들에겐 그저 지배와 피지배로 여겨지기 때문인가?...참으로
독특하고 발칙한 작품이 나왔다. 심플한 백색과 오렌지 색의 야옹이 표지로 디자인된
이 작품은 표지와 제목덕에 읽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가 어떠한 실험으로 인해 인간화
되고 동료들을 끌어모아 인간사회를 전복하는....마치 [혹성탈출]의 또다른 변주로 예상
했었다. 작품의 야옹이의 이름이자 제목인 모트도 '몰모트' 실험체의 이름에서 따온 모트
일거라고 생각했는데.....이런 예상들은 여지없이 빗나가 버렸다. -_-;;;; 가축 혹은
애완동물로 길러지던 동물들이 인간화 되어 인간 사회를 전복하는건 맞지만, 그 이면에는
전혀 예상못한 존재가 뒷배경으로 등장한다. -_-
인간이 무차별 개미들을 학살한 것에 대해 강한 원한을 품은 여왕개미는 인간을 절멸
시키기 위해 계획을 마련한다. 새로운 병정개미의 개량을 통해 3M 키의 전투형 알파개미
를 창조하고 알파개미들을 도와 인간을 학살할 돌격대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물질을
상수도에 투여....수돗물을 마시던 동물들은 하룻밤 만에 두발로 걷고 이성과 사고가
가능한 인간형 슈퍼 동물로 재탄생 한다. 단숨에 지위가 바뀐 인간과 동물은 키우던
애완동물의 먹이 신세로 전락해 버리고,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개미나 동물들의
먹이 및 실험체로 유배된다. 힘겹게 유배지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반란군을 편성하고
반란군은 신의 대리인이 예언한 인간을 위해 신이 내려준 야옹이...모트를 애타게
찾는데......
수억년의 기억을 전해 받은 여왕개미가 인간 말살을 위해 초인들을 만들어 복수한다...
보자마자 떠오르는게 '토가시 요시히로'작가의 만화 [헌터X헌터]중 개미왕 에피소드가
떠올랐다..-_- 동물들을 인간형으로 개조해 수족으로 부리는 것까지 상당히 흡사한
설정이라 허무맹랑한듯 하면서도 익숙한 느낌이랄까...쨌던...작품을 읽다 보면
[동물농장], [혹성탈출], [성서], '베르베르'의 [개미] 등등 여러 작품들이 떠오르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결론적으로 동물이 전복하는 여러 SF의 기본 설정들을
차용 하면서도 잘 버무려 놓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선택받고 사랑
받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모트 조차 인간에 의해 강제 거세 당한 고양이로 등장한다.
중성화 수술, 성대 제거 등등등 아무리 아껴봐야....어차피 인간들의 기준에 의한
사랑일뿐...애완동물들에겐 감옥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그러니...힘을 갖게 됐을때
가장먼저 자신들의 주인들로 배를 체우는 동물들이 이해가 갈수 밖에 없었다...
SF임에도 성서를 차용한 신화적 성격이 강해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워낙 신화적 분위기
의 작품을 안좋아 하는 탓도 있지만 사랑을 통해 인간들의 마지막 메시아로 등장하는
동물이란게....그닥 설득력이 떨어지는 전개라고 느껴졌다...반면 야옹이가 개미언어
번역기를 통해 여왕개미와 접속하여 광대한 정보의 바다속에 빠져 허우적 대는 장면은
개미들이 더듬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정보를 공유한다는 개념을 텍스트라는 한정된 매체
안에서 초현실적으로 표현하여 새로운 느낌이었다.
'베르베르'의 [개미] 시리즈와 [헌터헌터]가 콜라보 한 독특한 디스토피아 SF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