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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동그라미 (2016년 초판)
저자 - 츠지무라 미즈키
역자 - 주자덕
출판사 - 아프로스미디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255p
여운이 남는 공포
SF단편집 [18시의 음악욕]을 출간했던 소규모 출판사 아프로스미디어에서 이번엔
공포 괴담집이 출간되었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여류작가의 괴담집인데, 작가 자신이
체험했던 경험이나 주변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실화계' 괴담집이라고 한다.
평소에도 괴담이나 기담을 워낙 좋아해서 웬만하면 이런 괴담집이 나오면 찾아 읽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마찬가지로 괴담을 소재로한 영화나 영상물도 찾아 보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 괴담집의 출간을 기대 했었다. 나오키 수상작가의 괴담은 어떤가 궁금
하기도 하고, 슬프지만 무서운 이야기라는 출판사의 소개도 일반 괴담과는 달라
기대되게 만들었다. 머...얼마전 읽은 '오노 후유미'의 [귀담백경]이 같은 패턴의
무한 복사판이라 그것 보다는 낫겠거니 싶었는데, 결론적으론 훨씬 괜찮은 괴담집
인것 같다.
나오키 수상작가라고는 하지만 괴담 만큼은 작가빨이 그다지 필요 없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공포 네임드 작가인 '오노 후유미'의 [귀담백경]이나 '미쓰다 신조'의
[붉은 눈]등 인기 공포 작가의 이름을 걸고 나온 단편집이 수준 이하의 공포
수위를 선보인 반면, 공포작가협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나왔던 [공포 특급]이 내인생
최고의 공포 단편집인걸 보면 말이다....사실 짧은 공포 단편에 문학성이 얼마나
필요하겠는가...그저 뒤통수 때리는 반전과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만 있으면
되지...근데...어라...이 책은 공포 단편인데도 불구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맛이 있다....-_-...감성공포?..-_-;;;;
사실 눈알을 치켜뜬채 머리산발을 한 귀신이 나오는 괴담도 무섭지만, 이 작품은
일상속 기묘한 사건이나 뭔가 꺼림칙한 분위기 등에 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포
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작가가 작가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경험 등에서 나온 작품 이기에 유독 아기, 아이들이 많이 등장
한다. 임산부, 엄마 이기에 쓸 수 있는 특화된 괴담인 것이다. 특히나 이런 괴담들은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많은 부분 공감 할 수 있었다. 마냥 즐거워야 할 아이가
풍선 속에 갖혀 하늘을 응시하며 공포에 질린 표정의 표지가 이 작품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듯 하다.
1. 10엔 참배
한 마을엔 도시전설이 전해오는데 저주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은 종이와 함께 10엔을
열흘동안 신사의 새전함에 넣으면 상대가 세상에서 지워진다는 이야기이다. 어느날
친하게 놀던 초딩 여아이들 3총사중 한명이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지워져 버리고,
남은 두 아이들은 사라진 친구를 찾기 시작하는데.....
- 역시 여자 아이들의 읽을 수 없는 변덕이란.....
2. 이상한 편지
어느날 작가는 수취인 불명의 이상한 편지를 받고, 작가 모임에서 이 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후 괴상한 편지를 받았다는 작가들이 연락을 해오고, 점차 편지
발송의 시기가 짧아지고, 내용이 구체화 되가면서 공포를 느끼는데....
- 공포식 행운의 편지?....환상특급 스러운 분위기
3. 언덕 위
홍수가 난 마을 언덕 위에 생존자들은 흐르는 물을 보며 누가 마을에 내려갈
것인지 의논하는데......
- 작가가 임신중 꾼 꿈을 작품화 했다고 한다. 임신의 불안함과 긴장 상태 때문에
꾼 꿈일 것 같은....
4. 죽인 것
새하얀 백지, 벌레 한마리를 종이로 탁 쳐서 터트렸더니....
- 역시나 임신상태에서 쓴 글일것 같다. 사실 아내가 임신 했을때 나역시 아이의
건강을 염려하고 무사 출산에 대한 공포 때문에 참혹한 악몽을 꽤 여러번 꿨었다....ㅠ_ㅠ
5. 스위치
지하철 헤드폰으로 헤비메탈 음악을 듣고 있는 내게 고딕 화장과 옷을 입은 여성이
다가와 느닷없이 말을 건다. 의미 없는 대화를 이어가던중 여성은 하차 문 앞에서서
나를 따라오겠느냐, 아니면 내가 하차하는 역에서 함께 내리겠냐 물어오고.....
난 망설임 없이 니갈길 가라고 말한다....그리고 그뒤....기이한 일들이 내게만
벌어지는데...
- 안이뻤군요....ㅠ_ㅠ 세상 살면서 생각지도 않은 일들로 스위치가 켜질때가 있다.
6. 우리 동네 점쟁이
출산을 하고 몸풀이를 위해 처가에서 생활하는 작가는 육아 중에도 집필 활동을 지속
하고 이를 위해 편집자들은 역에서 택시를 타고 작가의 처가집으로 줄지어 방문한다.
여러 젊은 여성들이 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같은 집을 줄지어 찾자 택시기사들 사이에
작가의 집이 신흥 종교 혹은 용한 점쟁이집이 아닌가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 음....이 단편은 괴담이라기 보단...그냥 생활 수기인듯.....
7. 어둠 속의 아기 울음
피곤에 지쳐 쓰러진 아빠, 엄마 사이에 자는 아기....한밤중...어김없이 아이는 울어
재끼고...아빠는 일어날 낌새 없이 곤히 잔다. 미안해진 엄마는 급히 아이를 얼르지만
울음을 그칠 기미는 없고, 어쩔 수 없이 불꺼진 마루로 나가 아이를 달래본다.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울어재끼고......
- 아기를 달래본 입장에서 100% 감정 이입됐고, 무섭도록 소름 끼치던 단편.......
이 단편들중 가장 무서웠다....ㄷㄷㄷ
8. 다마다마 마크
유지원에 다니는 아들이 어느날 부터 혼자 놀면서 다마다마 마크라는 말을 하고....
우연이 이말을 들은 엄마는 아들에게 말뜻을 물어보지만, 아들은 딱히 대답이 없다.
그러던중 유치원에 방문한 엄마는 다마다마 마크라는 아들의 말을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는데, 이 말을 들은 원장은 크게 놀라고....
- 아이들이 크게 의미 없이 내뱉는 말을 소재로 쓴 단편 같다. 그저 의미 없이
지껄이는 아이의 말이 저승의 말이라면?.....
9. 동그라미
슈퍼 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소녀.....물건을 사고 나오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소녀가 쪼그려 앉아 있던 자리엔 조그맣게 동그라미 낙서가 남아 있는데.....
- 표제작인데...사실 어떤 의미의 단편인지 잘 모르겠다...ㅠ_ㅠ
10. 나마하게의 방문
대학교 친구들과 마을의 전통 놀이인 나마하게 놀이를 선보이고자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미나코는 막상 집으로 나마하게가 올 시간이 되자 친구들에게 쑥쓰러운 마음이
들어 혼자 2층으로 TV를 보러 올라가고, 아래층에선 나마하게의 방문 때문에 왁자지껄
소란스럽다.....
- 참 살벌한 전통 놀이인듯...-_-;;; 이런 구성의 작품을 분명 어디서 본듯 한데
기억이 안나네...
11. 죽음의 숨바꼭질
특정 일자에 특정 일시가 되면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죽음의 서바이벌이 시작된다.
교과서를 놓고와 다시 학교에 간 나는 학교에 들어섬고 동시에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밖으로 통하는 출입문에 셔터가 내려간다. 총으로 무장한 살인자로 부터 숨어야만 살아
남을수 있다!!!
- [배틀로얄]?, [신이 말하는 대로]? 그런 류의 작품
12. 소문 지도의 저주
괴담의 최초 발원지를 찾아가는 지도 만들기가 초등학교에 유행한다. 시간이 지나며
이 지도 만들이게 규칙이 하나둘 늘어가는데, 절대 거짓으로 지도를 만들지 말것,
한번 만든 지도는 끝까지 찾아 낼것....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나는 어이없는 소문에
휘말리며, 소문의 발원자를 찾기 위해 소문 지도를 만드는데......
- 쓸데 없이 주둥아리를 놀리면 벌을 받을 것이야.
13. 일곱 개의 종이컵
유난히 보행자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도로에서 맥도날드 컵 일곱개가 가지런히 놓인체
컵안에는 보도블럭 처럼 새까만 돌들이 가득차있다. 며칠뒤 컵들은 전부 없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컵들은 하루에 한개씩 일곱개가 될때까지 늘어난다. 초딩생
나는 이 컵들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데.....
- 슬픈 괴담이다...슬프지만....무섭진 않다. -_- 실제로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엄마가 이 작품을 보고 작가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고 한다.....
14. 옮긴이의 글
- 각 단편에 대한 작가의 후기가 함께 실려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그다지 공포 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기를 임신하고
경험하게 되는 출산에 대한 공포나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안전에 대해 막연한
공포심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 단편들을 십분 이해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기와 관련된 단편들을 보고 있자니 울 딸래미가 어릴적 했던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
천장 구석탱이를 응시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중얼 중얼 대서 아내와 내가
서늘 했던 경험이 생각나더라....그것도 꽤 자주..여러번...-_-;;; ㄷㄷㄷ
덧 - 원제는 [어제의 그림자 밟기]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