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사키 류조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복수는 나의 것 (2016년 초판)

저자 - 사키 류조

역자 - 김경남

출판사 - 모비딕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78p





복수는 나의 것

공포는 너의 것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이마무라 쇼헤이'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의 시작이 된 소설이라고 하여 무척이나 기대한 작품이다. 아무런 사전 지식은

없었고 그저 제목만 보고 혈혈단신의 사내가 벌이는 피튀기는 복수혈전이 벌어

지리라 상상했는데 정작 작품은 전혀 반대의 상황으로 진행되어 적잖이 당황했다.

1963년 일본을 떠들썩하게 뒤흔든 니시구치 아키라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작가는 범인의 행적을 따라가며 주변인과 관계자들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펴냈

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구성은 첫 살인사건부터 범인의 죽음까지 

시간순으로 주변인의 인터뷰 내용과 범인의 편지, 기록으로 남은 대화록 등

대부분 사실에 입각한 자료를 바탕으로 논픽션 르포 형식으로 진행된다. 작가

후기를 보니 상상을 가미한 부분도 있다고 하는데, 어느부분이 상상이고, 어느

부분이 실제인지는 판단하기 어렵고 일단 읽어본 바로는 대부분 사실적 상황에

바탕을 둔것으로 생각된다. 






1963년 10월 19일 무밭에서 뾰족한 흉기에 찔린 상태의 시체를 무밭 주인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바로 그 다음날 터널 입구 바로 앞 논에 유기된 

왼쪽 얼굴이 난도질된 시체가 발견된다. 경찰은 즉시 수사를 펼치고 용의자를 

색출하는데 여러 용의자중 트럭운전수였던 에노키즈 이와오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고, 에노키즈를 잡기 위해 경찰병력을 동원한다. 살인사건 당일 집에서 

잠을자고, 다음날 야구경기를 관전한 에노키즈는 이후 경찰을 피해 도피를 

시작하고, 전일본을 횡단하면서 78일간 추가 살인과 갖가지 사기사건을 벌인다. 

신출귀몰한 그를 잡기위해 일본 최초로 경찰 12만명이 동원되어 에노키즈를 

검거하려하지만....미꾸라지 처럼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나고...결국 그는

10살의 소녀 때문에 덜미를 잡히는데.....





작품을 통해 에노키즈 이와오(니시구치 아키라)의 행적을 보고 있자니 진정

그의 언변과 대범함, 순발력 등 사기 능력에 감탄할 따름이다.(사기를 치고

있는중에 택시를 기다리는 10분동안 다른 또 다른 사기를 헤쳐먹는 멀티태스킹

사기꾼이랄까...) 성실함을 배제한 거짓말에 능한 달변가의 저주받은 재능의 

말로를 본듯한 느낌이랄까....정말 그 재능을 선한 방향으로 썼다면....일본의 

고위관직 한자리는 꿰찼을법한 능력인데.....결국은 범죄에 사용하여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독실한 기독교 자재로 태어나 집안과 미션스쿨의 엄격한 

속박에서 일탈하여 자신의 유일한 재능인 거짓말로 크고 작은 사기를 저지르며 

교도소에 들락거리던 에노키즈는 결국 본처를 두고 내연 관계인 미용실 원장에게 

돈 2만엔을 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명의 무고한 가장을 무참하고 

잔인하게 살해한다. 작품은 철저히 에노키즈의 심리는 배제한체 사실관계만을 

적시하려고 하는데 작품속 에노키즈는 뭔가...허풍을 떨면서도 그 허풍을 실현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듯 보이고 자기 과시욕이 상당한듯 보인다.(그런 과시욕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른걸로 보이는데) 그러면서도 인간적이고 나약한 면모도 

함께 갖고있는듯 하여 뭔가....유영철 같은 초잔학흉악범으로는 보이지 않고 

뭔가 종잡을 수 없는 내면을 가진 어지러운 인간으로 보였다...-_-;;;

일례로 전당포에 사기친 TV를 팔아버리고 도망친 후에 전당포 주인에게 다음엔 

사기 당하지 말라고 주의할 점들을 적은 내용의 엽서를 보내식의...골때리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약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인터뷰와 공소장, 대화록, 편지등으로 채워져 딱딱한

사건일지를 보는듯한데, 막상 에노키즈의 신출귀몰한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확실히 사실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다보니 리얼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좀더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면이 있는것 같다. 

사기범죄와 흉악범죄가 한사람에게서 나오기는 드물다고 하는데, 유흥비를 위해 

철저한 계획하에 가차없이 살인을 저지르고(식칼로 얼굴을 쑤시고 이후에 14살 딸을

봐서 살려달라고 비는 피해자에게 두손을 묶고 쇠 갈고리로 구멍난 얼굴을 또 쑤시는 

잔인무도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노인이나 심신이 미약한 자들을 사기쳐 등쳐먹고 

그 돈으로 여관이나 식당 종업원들에겐 넉넉하게 팁을 뿌리고 다니는 착한 코스프레를

하는 에노키즈는 타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어떻게 보면 싸이코패스로 

보이기도 한다. 어쨌던 페이지 넘기는 속도는 안나는데 어느새 시계를 보면 몇시간이 

훌쩍 지나 있는...정말 재미있게 읽은 작품같다.





탐문 형식의 인터뷰와 각 인터뷰어의 개인사도 함께 구구절절 소개되고, 작가의 

판단은 철저히 배제되고, 나오키 상을 수상하고, 2016년 11월 초에 출간되고....-_-....

얼마전 읽은 [유곽 안내서]와 상당히 비슷한 면이 많은 작품같다. -_- 어떻게 이렇게

같은 상을 수상한 비슷한 구성의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우연이랄까....비교하며 보면 재미있을것 같다. 모비딕은 좋은 SF와 추리작품등을 발굴하는 

애정하는 출판사인데 이 작품 처럼 계속 좋은 작품을 내주길 기원한다.  

  



덧 - 책을 다 읽기 까지 왜 제목이 [복수는 나의 것]인지 몰랐는데, 역자 후기를 보고서야

     비로서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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