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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피드의 날 ㅣ 미래의 문학 7
존 윈덤 지음, 박중서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6년 10월
평점 :
트리피드의 날 (2016년 초판)_미래의 문학07
저자 -
존 윈덤
역자 -
박중서
출판사 -
폴라북스
정가 -
20,000원
페이지 -
527p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교과서
2014년에
출간된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이후로 3년간 침묵해오던
미래의 문학
SF시리즈가 드디어 새로운 라인업을 내놨다. 오랜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바로바로 [트리피드의 날]이었으니......
그동안 아이디어
회관이나 고려원에서 200페이지 내외의 분량으로
축약된
아동용으로만 출간 됐었던 작품이 드디어 국내 최초
완역으로
출간 된것이다. 완역본의 페이지가 500여 페이지이니...뭉텅이로
잘려나간
편집된 부분을 이제서야 읽을 수 있고 진정한 작품을
완독
할 수 있는 기회가 온것이다. -_-
트리피드
농장에 일하던 빌은 독액이 눈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한다. 퇴원하기 하루전 밤 초록 혜성이 다가오는 우주쇼를
전세계
사람들은 목격하고 바로 다음날 혜성을 목격한 사람들 전부가
실명하게
된다. 시력을 회복한 빌은 원인불명의 실명사태를 파악하고
병원
밖으로 나와 사태를 파악하던중 실명한 남자에게 포박당한채
구타를
당하는 미모의 여성 조젤라를 보고 남자에게서 그녀를 구한다.
실명의
위기를 가까스로 피한 빌과 조젤라는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력이 정상인 사람들을 찾아나서는데....
이미 고려원
아동용 판본으로 읽어본 작품이라 대강의 스토리는 아는
상태에서 책을
펴들었는데, 축약본에는 삭제된 재난 상황에 맞닥뜨린
인간
군상들의 갖가지 행태와 극한상황에서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각
인물들이 벌이는 다양한 견해와 갈등들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었다. 좀비가 등장하는 미드
워킹데드에서 좀비를 피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여러
부락을 만들고 그들 만의 규율 속에서 발생되는 갖가지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이 작품 역시 걷는 식물 트리피드나
실명을 야기시킨
초록 혜성등은 인간들 간의 갈등을 이야기 하기 위한
도구로서
작용하고 궁극적으론 재난 상황속에서 주인공 빌이
인간답게
살기위해
겪는 고난에 초점이 맞춰진다.
(실명인들을
최대한 돌보면서 그들의 생존을 먼저 지켜주자는 견해와
다음 세대를
위해 실명인들은 포기하고 시력이 정상인 사람들 끼리
공동체를
만들자는 견해의 대립등 인간성과 생존의 사이에서 대립하고
고민하는 빌의
고뇌가 작품 내내 이어진다.)
사실상 작품을
읽기 전만해도 직립보행하는 괴물식물 트리피드에 의해
인간이
학살당하는 괴기SF라고 생각 했었는데, 트리피드의 정체가
식물성 기름을
뽑기위해 유전자 조작된 러시아의 유전공학 작품이고
독침을 제거하여
애완용으로 길러진다는 설정은 꿈에도 생각 못했었다.
어찌보면 작가는
트리피드던, 실명을 유발하는 초록 혜성이던 미지의 가공할
존재에 대한 막연한
공포라기 보단 인간이 만들어내고 그로인해 야기되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 같다. 작품이 쓰인 시기가 냉전으로
인하여
전쟁의 위험이 증가했던
시기라고 하는데, 전쟁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인간이 만들어낸 트리피드나
혜성에 빗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듯 싶다.
결과적으로 눈먼
인간들 속에서 생존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에 대한 이야기
이다보니(트리피드는 재난 상황을 극한으로 몰아가는
양념정도 랄까)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작품이 바로 '주제 사마라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이다. -_-
난 책으로는 못보고 우연히 TV에서 방영하던 영화를 봤었는데
트리피드의 등장
유무를 빼고는 무척 흡사하다고 느꼈다.(소재가 같으니
당연한건가?..-_-;;;) 조만간 책으로 읽어보고
비교해 봐야 겠다는....
문장도
짧고 쉬운편이라 몰입도 좋고, 속도는 꽤 잘 붙는 편이다. 재난 소설
답게
재난 소설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 전개되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도 있고
빌의
(통속적 사랑의) 여정을 흥미있게 따라 갈 수 있었다. 500여 페이지가
순식간에
줄어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앞으로도
주옥같은 작품들을 미래의 문학 시리즈로 쭈~욱 계속 만나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