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서
김상묵 지음 / 모비딕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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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서 (2016년 초판)

저자 - 김상묵

출판사 - 모비딕

정가 - 12000원

페이지 - 291p




한계에서....





[한계에서]라는 제목과 함께 힘차게 도약하는 우주선의 삽화.

한계에 직면한 자들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고 한계를 넘어서는지

에 대한 이야기일거라는 상상과 함께 책을 펴들었다.

실로 오랜만에 읽는 국내 작가의 SF였고, 간간이 읽었던 짤막한 

단편이 아닌 본격 SF 장편이라는 기대감, 한국형 디스토피아라는

익숙한 배경과 개성적인 설정이 어우러지면서 기대감을 배가 시켰다.





광속 우주선을 개발하여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인류의 희망은 

첫 비행의 실패로 형편없이 패대기 쳐진다. 이후 두번째 실패 후

한계를 뼈저리게 경험한 인류는 더이상의 도전을 접고 생명연장

기술에 집중한다. 하여 마침내 유전자 기술로 창조해낸 더미를

사용하여 전뇌화에 성공하고 한 인간이 최대 8번의 젊은 몸뚱이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시술을 받을때마다 이름을 더하는 행태가

자리잡는다. 대부분의 경우 전뇌화 되고 남은 몸뚱이는 바로 

심장이 정지하여 폐기 되지만, 간혹 백번에 한번꼴로 영혼이 

빠져나간 몸뚱이에 새로운 영혼이 깃들어 깨어나는 경우가 발생

하고....그런 자들은 허깨비로 남은 여생을 살아가게 된다.

어느날 허깨비로 깨어나 남은 여생을 살아가는 85세의 

'김 수지 다비치 소접시 백이십 종묘 메밀 준'에게 '김 수지 

다비치 소접시 백이십 종료 메밀 칠 준'이 나타나 자신과 함께 

여행하길 제의 하는데.....





뒷 표지에 소개되는 대강의 줄거리만 봤을땐 허깨비 메밀과 칠이

자신의 정체를 깨닫고 반인륜적인 생체 복제 더미 시스템에 맞서

한계를 딛고 체제를 전복하는...(영화 아일랜드 같은) 스펙터클

하드보일드 SF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을까 했는데...뭐랄까..

이 작품은 좀더 현학적(?), 철학적이랄까...허깨비지만 자신의 

이름에 대한 히스토리를 알아내고 그로 인해 편견과 정체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험난한 여행을 떠나는 메밀과 칠은 그 여정 

만으로도 한계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고 하나 하나 이름의

의미를 찾으면서 점차 성숙해가는 성장 소설의 면도 보이는 것 

같다. 




작품 전반적으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숨만쉬며 여생을 살아가는 

똥같은 인간 군상들이 즐비한 암울한 분위기와 거듭되는 환생의 

부작용으로 생식능력이 저하되어 인류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도시의 자정작용이 중지된, 폐허와 다름없는 을씨년 스런 디스토피아

서울의 모습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한국 작품이기에 느낄 수 

있는 그런 정취를 담고 있었다. 이름만 하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의 패러디 아닌가...이 얼나마 한국적

인가....-_-;; 복제인간, 궤도 엘리베이터, 광속 우주선, 전뇌 이식 

등등 익숙한 SF적 요소들을 적절히 잘 버무려 이정도 뽑아 냈으면 잘 

뽑아내긴 한거 같은데, 또 치밀하게 설계된 설정은 아닌듯 하여 

인과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거나 빈약한 부분으로 인해 흐름이 끊기는 

아쉬운 경우가 좀 있었다.




어찌됐건, 더이상 과학이 한계에 직면하여 정체되고, 인류는 점차

고령화 되는 상황에서 환생 기술을 발견하는.. 근 미래에 있음직한 

세상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한듯 하다. 더불어 메밀과 칠이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고 

넘어서는지, 자신의 의지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는 하루하루 한계에 

직면하고 그 한계를 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 할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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