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 목에 방울달기
코니 윌리스 지음, 이수현 옮김 / 아작 / 2016년 6월
평점 :
유행의
근원은 어디에서오는가?...
매달 책을 내고 있고, 이제는 한달에 2권을
출간해내고 있는
아작출판사의 6월의
신간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아작의 경이로운 출간 속도에 SF팬으로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_-; 출간 속도에 구매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니!!
어쨌던, 이렇게 활발히 SF작품을 내주고 있는 아작의 번영과 영광을 바라마지
않는다.
이번 작품은 아작에서 먼저 출간된 [여왕마저도]와
[화재감시원] 두권의 단편집으로
소개 되었던 수다쟁이 작가 '코니 윌리스'의 아작에서
나오는 첫 장편 작품이다.
'코니 윌리스'의 책만
3권이 출간되니 아작이 사랑하는 작가이거나 혹은 판매량이
잘나오는
작가...인가?...-_-
[여왕마저도]와 [화재감시원]을 구매는 했지만 아직
읽진 못했고, 유일하게 읽은
작품이 [세계 여성 소설 걸작선
1]에 실린 [섹스 또는 배설]이라는 단편인데,
그나마도 망할 기억력 덕분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_ㅠ
결론적으로 작가의 스타일이나 분위기를 전혀 모르고
읽은 셈이다.
그냥
풍문으로 주워들은 수다SF라는것 밖에는...
학술 연구 기관
하이텍에서 유행의 근원, 기원에 대해 연구하는 삼십대 여성
샌드라 포스터는 단발머리
유행의 기원을 찾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지만 좀처럼
진도가 나지 않는다.
그러던중 연구소의 간단한 업무를 지원하는 보조 수행원
플립의 실수로 다른
사람의 택배를 받게되고, 택배의 원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생물학 연구동에
찾아갔다가 원숭이를 이용하여 혼돈 이론을 연구하는 베넷박사를
만나게 된다. 베넷의
소탈한 탈유행 의복에 이유없는 매력을 느낀 샌드라는 플립의
깽판과 말로만 간소화를
외치는 하이텍의 온갖 서식 폭탄 속에서 자신의 연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책의 서두 부터 우연에 의해 큰 발견을 한 발명가들의
사례들이 주~욱 열거되고,
각 장의 머리엔 한때 사회를 휩쓸며 유행(행운의 편지
같은...)했던 트렌드 들이
소개된다. 유행의 기원은 무엇인가?......그
대답은 책의 첫 문단 부터 설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우연처럼 트렌드세터는 유행을 창조하고, 그 유행은
나비 효과가 되어
임계치를 넘는 순간 급속하게 번지는 것이다.
머...그런 얘길 하려는것 같긴
한데....
수다 여왕
답게 스토리에 앞선 서론이 상당히 길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_-;;;;; 삼백여
페이지의 분량에 수다를 삭 쳐내고
스토리만 본다면 페이지가 반토막
날듯....
뭔가 읽다가 수다에
지치는 느낌이랄까...
나야 그렇게 느꼈지만서도 여성들이 흥미 있어할 코드가
많아 상당히 어필 할만한
작품 같다.
그러고 보면 아작에서
나오는 작품들이 여성독자들을 타겟으로 출간 되는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여성 작가의 작품들이 타 SF출판사에 비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페미니즘 작품들의
선정이나, 나를 비롯한 여러 블로그 이웃들이 느꼈던 말랑한 표지
디자인과 폰트, 그리고
출판사에서 기획하는 이벤트 등등을 봤을때, 주 타깃을
남성 SF독자들로
설정하고 마초적인 디자인과 기획으로 힘차게 불타올랐던 불새
출판사와는 사뭇 다른
행보인듯 하다.
머...나같은 골수 SF팬들이야 누가 타겟이던 나와만
준다면 무조건 구매 하겠지만...-_-
어찌됐던...사회생활을 하는 회사원으로서 작품 설정은
상당히 공감가는 인물과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얄밉고 뻔뻔하고
귀찮아하고 실수 투성이면서도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 플립같은
인간 유형은...어느 회사던...어느 사회던...어느곳에서든 그런 빡치는 인간 한명쯤
있지
않는가....하이텍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절차의 간소화를 외치지만,
실상은
수십 수백장의 엄격한 서식과 규정을 들이대는...답답하고 꽉 막힌 회사를
잘 표현한다. 읽으면서
공감하며 빡치는 와중에 분탕질은 점차 심화되며 상황은
아비규환이 되는 와중에 그것을
스무스하게 결말로 승화 시키는 작가의 노련함이란...
로커스 상을 수상한
작가의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는데, 내용으로 보나
소재로 보나 사내연애
SF로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 SF작품 같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리뷰 기회를 준
아작에 무궁한 영광과 번영이 있기를 기원한다.
덧1 - 표지를 보고 [양들의 침묵] 패러디로
생각했는데, 양으로 비롯한 나비효과의 중의적
의미를 내포한듯...
덧2 - 읽는 내내 수다SF의 낯익음을 느꼈는데
'듀나'의 작풍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