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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라토 : 거세당한 자
표창원 지음 / &(앤드) / 2024년 9월
평점 :
카스트라토 : 거세당한 자 (2024년 초판)
저자 - 표창원
출판사 - & (앤드)
정가 - 18000원
페이지 - 424p
프로파일러의 추리 작가 데뷔작
대한민국에서 '표창원'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드물 것이다. 국내 사건 수사에 프로파일링을 도입하고 정착시킨 대표적 프로파일러로 '권일용'과 더불어 '표창원'이 꼽히고, 잠시나마 정계에 몸을 담아 정치 뉴스에 얼굴을 알리기도 했으며, 각종 범죄 분석 프로그램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가 바로 '표창원'이기 때문이다. 범죄, 프로파일링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그가 처음으로 소설 분야에 도전했다. 바로 추리소설에 말이다.
도전한 장르를 보면서 묘하게 납득이 가면서 어느덧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수년간 사건과 가장 가까이에서 범죄자의 동기를 분석했던 '관계자'로서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작품에 어떻게 녹였을지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표창원'작가의 처녀작이 세상에 나왔다. 범죄자를 무너뜨리던 그도 이제 독자의 엄정한 평가 앞에 놓였다.
카운터테너가 공연을 하던 세종문화회관에 날카로운 비명이 공연장을 뒤흔든다. 여자 화장실에서 피투성이의 남성 고환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형사 이멕은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범인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와중에 유명 탄산음료 병안에서 또다시 잘려나간 성기와 고환이 발견되고. 사건은 미치광이 살인마의 연쇄살인으로 전환된다. 수사진은 성기 절단 피해자가 성범죄 이력이 있는 가해자였던 것을 확인하지만 매주 금요일마다 벌어지는 성기 절단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 이멕은 범인을 쫓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신인의 패기(?)라기에는 뭣하지만 어쨌던 작가는 남성성을 아주 시원~하게 싹뚝 잘라버린다. 그리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잘려 마땅한 놈이 아니냐고... 사적제재를 주제로 하는 최근 개봉 영화가 떠오른다. 10회가 넘는 연쇄사건을 통해 작가가 던지는 질문이 무언지 생각하게 된다. 이멕과 범인과의 사투와 별개로 정치권, 재계, 파쿠르 야쿠자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상황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점입가경으로 흘러간다.
일본 미스터리 보다는 와일드한 영미권 스릴러의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시점, 수많은 등장인물,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들로 인하여 다소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으나, 실제 수사를 방불케 하는 현실적 수사장면과 작품 속 범인에 대한 프로파일링 기법은 작가의 경험과 지식을 녹여낸, 실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연출로 유니크한 차별을 둔다.
앞으로 펼쳐질 작가의 작품들이 기대된다. 추리 작가로서 엄청난 자산을 가졌음은 분명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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