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관의 살인
다카노 유시 지음, 송현정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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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관의 살인 (2024년 초판)

저자 - 다카노 유시

역자 - 송현정

출판사 - 허밍북스

정가 - 17500원

페이지 - 295p

클리셰의 기막힌 전복

클로즈드 서클에는 어느정도 공식 좋게 말해서 공식이라지만 틀에 박힌 클리셰가 존재한다. 그럴수밖에 없는 장르이기도 한지라 읽으면 읽을수록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다. 많은 작가들이 이 클리셰를 깨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는데, 그래서 근래 득세하는 장르가 현실에서 벗어난 특수설정이다.

'다카노 유시'의 [기암관의 살인]. 이 작품도 특수설정이라 할 수 있을까? 작품은 어디까지나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어 비현실의 설정을 가져오는 특수설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살인이 벌어지는 무대 자체의 '설정'이 추가되면서 기존 클로즈드와는 결이 다른 복합 미스터리의 새로운 지점을 선보인다.

단순 알바로 살아가던 나는 거액을 제안하는 아르바이트에 채용된다. 그들의 조건은 간단했다. 사토라는 이름을 부여 받고 머나먼 타지에서 그저 며칠을 보내면 보수를 준다는 것. 알바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실종된 친구 도쿠나가 역시 거액의 아르바이트를 제안받았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수상쩍인 알바에 응한다. 그렇게 크루즈를 타고 도착한 곳은 카리브해역의 무인도. 무인도에 지어진 기암관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기다렸다는 듯이 첫번째 살인이 벌어지는데....

이 작품의 독특한 설정은 기암관에서 벌어지는 살인 모두가 연극이자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이 게임은 거액의 클라이언트가 탐정 역할로 범인을 찾는 유희를 즐기는 게임이다. 다만 살인 자체는 진짜라는 것. 뭐, 부유층의 수상쩍은 불법게임이랄까. 좌우간 사토가 이 위험한 게임에 말려든 것이다.

'란포는 숨기고

세이시는 막는다

마지막으로 아키미츠가 목을 딴다'

-55page

이제 사토의 목표는 한 가지다. 게임에서 살아남을 것!

이를 위해 살인의 '트릭'을 풀어야 하고, 누구인지 모를 '범인'을 찾아야 하며, 역시 누구인지 모를 '탐정'을 찾아야 한다.

영화 [캐빈 인 더 우즈]가 떠올랐다. 익숙한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비틀어 새로운 재미를 추구했던 실험적인 영화.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 감성이라 생각하면 쉬울듯 하다. 단순한 범인 찾기에서 한 발 더, 아니, 두 발 정도 나아가 더욱 복잡한 미스터리적 묘미를 선사한다. 그렇다고 [미스터리 아레나]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 [미스터리 아레나]가 기존 클로즈드를 냉소했던 바카미스였다면 이 작품은 그래도 독자에게 공정한 도전장을 내미는 작품이니까 말이다.

본인은 아주 신선한 재미를 느꼈다. 클래시컬한 클로즈드를 선호하는 이는 이 작품을 어떻게 읽었을지 무척 궁금하다.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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