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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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섬 (2024년 초판)

저자 - 히가시가와 도쿠야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북다

정가 - 18000원

페이지 - 477p

독자마저 속여버리는 속임수의 섬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로 코믹 미스터리로 자리잡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대뷔 20주년 기념작이 출간됐다.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 고립된 섬에서 벌어지는 살인을 파헤치는 클로즈드 서클물이다. 477페이지. 길다면 길 수 있는 분량과 호흡이 길게 이어지는 클로즈드 서클 장르에서 작가의 장기인 코믹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거대 출판사 오너의 죽음 이후 유언장을 듣기 위해 비탈섬의 화강장으로 일가친척들이 모여든다. 일가 외에도 염불을 위한 스님과 유언장을 들고 온 변호사, 그리고 탐정과 주치의를 포함 총 14명의 사람들이 화강장에 모이고. 마침내 오너의 유언장이 공개된다. 기쁨과 탄식이 뒤섞이는 유언장 공개가 끝나고 잠이든 깊은 밤. 화강장에 들리는 찢어지는 비명소리. 화장실을 가기위해 방을 나선 소녀는 온통 새빨갛게 물든 붉은 도깨비를 보았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다음날. 오랜 실종 뒤에 유산 상속을 위해 탐정이 데려온 쓰루오카는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는데.....

일단 클로즈드 서클 답게 지형과 지물을 트릭으로 이용한다. 크게 경사진 비탈섬이라는 지형적 트릭에 이어 중앙 계단으로 이동하는 3개 층으로 이루어진 기묘한 건물 화강장의 비밀까지. 과연 당신은 범인을, 트릭을 맞출 수 있을까?

범인은 이 책을 읽는 독자라는 뜻이지.

야, 거기 너 말이야, 너!

383p

범인도 범인이고, 트릭도 트릭이지만, 아마도 저자의 노림수는 이 383페이지에 가장 공을 들이지 않았나 싶다. 제목 그자체다. 속임수로 이루어진 섬에서 범인과 저자가 합심하여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바로 책을 읽는 독자마저 속여버리는 것이다. 다소 무리수라고 느낄 수 도있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히가시가와 도쿠야'만의 위트를 클로즈드 서클에 녹여낸 것이리라. 책에 애정을 가진자라면 이해할 수 있는 트릭인가. 이런 걸 비블리오 트릭이라고 해야할까. ㅎㅎㅎ

클로즈드 서클물로서 구성이나 진행방식은 근래 보여지는 변칙보다는 굉장히 정석적인 작품이다. 인물간의 관계와 배경을 차근차근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운 뒤 차근차근 동기와 이유를 설명하는. 그래서 기나긴 도입부 이후에야 첫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하나 중반부 이후부터는 탐정과 조수 역할인 변호사의 콤비 플레이와 코믹한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의 쾌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서 '협찬'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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