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부부 범죄
황세연 지음, 용석재 북디자이너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완전 부부 범죄 (2024년 초판)

저자 - 황세연

출판사 - 북다

정가 - 15500원

페이지 - 320p

한국 본격의 기둥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했던가. 피 한방울 섞이지 않고 가족으로 묶여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부부야 말로 죽고 죽이려는 추리장르에 가장 적절한 소재가 아닐까 싶다. 살면서 배우자에게 살의를 단 한번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사랑하지만 너무나 증오하는 존재. 부부에 대한 여덟가지 미스터리. [완전 부부 범죄]이다.

오랜 시간동안 국내 본격 작가로 자리잡은 황세연 작가의 신작이 출간됐다. 그동안 계간 미스터리 등에 실린 단편과 신작을 포함하여 8편의 단편을 묶은 작품집으로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로 무장한 추리 선물세트라고 볼 수 있다. 앞선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삼각파도 속으로]와 비교했을때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와 같은 구수한 시골 특유의 해학과 재치 그리고 블랙코미디로 버무려진 단편집이라 볼 수 있다.

각 단편의 줄거리는 뒷표지에 설명되어있으니 차치하고 첫번째 [결혼에서 무덤까지]는 추리작가의 단골소재이자 너무나 매력적이라 가만 둘 수 없는 치매를 소재로 하는 작품. 치매와 과학기술의 절묘한 매치가 본인의 [살의의 형태]에 수록된 [합리적 살의]를 떠올리게 한다. ㅋ [인생의 무게]는 이 작품집에 앞서 [계간 미스터리]에서 먼저 접했던 작품으로 촘촘한 복선과 결말의 기막힌 반전이 아주 잘 매치되는 뛰어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일본의 [하야카와 미스터리 매거진]에도 실렸던 작품이니 그저 부러울 따름.

[범죄 없는 마을 살인사건]은 작가의 고향 충남 청양을 배경으로 하는 시골 미스터리이다. 범죄없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범죄를 눈감았다는 설정을 어디선가 본듯도 한데 기억이 안나네... [진정한 복수]는 결말이 예상되지만 그래서 더욱 쫄깃하게 읽을 수 있는 우화같은 작품이다.

[비리가 너무 많다]는 이 단편집에서 가장 재기넘치는 바카미스다. 사회에 던지는 블랙코미디이며 아이디어 하나로 점차 확장되는 이야기가 기발한 취향저격 단편. [보물찾기]는 향토 미스터리로 황세연 작가와 작가의 아내가 함께 쓴 부부 미스터리라는 비하인드가 흥미로웠다. [내가 죽인 남자]는 [계간 미스터리 73호]에서 접한 작품으로 본인의 [무구한 살의]가 함께 실렸던 의미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개티즌]은 클로즈드 서클로 키보드 워리어를 소재로 짧은 단편의 분량 안에서 클로즈드 서클의 반전을 꾀한다.

극강의 가독성. 키득거리면서 보게 되는 코믹한 이야기들. 짧지만 강렬한 반전이 페이지 터너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발휘한다. 작품집을 읽으며 본인이 추구하는 가볍고 재미있는 미스터리가 바로 이 작품집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본다. 역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는 리스펙트 할 수밖에 없구나.

*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