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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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유괴_붉은 박물관 시리즈2 (2023년 초판)

저자 - 오야마 세이이치로

역자 - 한수진

출판사 - 리드비

정가 - 16700원

페이지 - 292p

전작에서 한 단계 더 진화

엘리트 부서에서 좌천된 형사 사토시와 냉혈미녀 사에코가 콤비로 콜드케이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붉은 박물관]시리즈의 2편 [기억 속의 유괴]가 출간됐다. 앞선 [붉은 박물관]을 인상깊게 봤기도 하고 여타 작품([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 [왓슨력])에서 보여줬던 '오야마 세이이치로'식 추리 스타일을 선호했던 터라 이번 [기억 속의 유괴]도 나름 기대를 품고 집어들었다.

기본 뼈대는 전작과 동일하다.

과거의 사건을 범인 당사자 혹은 관계자의 시선으로 간략하게 훍는다. 이후 현재로 넘어와 사토시가 과거의 사건을 좀 더 세밀하게 독자에게 브리핑. 다음으로 관계자들을 만나 진술을 청취하는 현장 파트가 이어지고. 대망의 사에코의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해결파트로 나뉜다. 물론 본격적인 사건조사에 앞서 사토시가 청소 아주머니나 수위와 잡담을 떠들며 잘못된 정보를 흘려 독자에게 미스디렉션을 시도하는 과정까지 빼놓지 않는다.

다만, 전작과는 다른 한가지 포인트가 있으니. 바로 그동안 사무실에 내내 처박혀 안락의자 탐정역을 자처했던 냉미녀 사에코가 드디어 현장을 나서게 된 것이다. (이번 작의 5편 모두 사에코가 현장 조사에 뛰어든다.) 이로인하여 전작의 조사 - 보고 - 추리의 반복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사에코의 의미심장한 질문이 더해져 추리적 재미를 한층 강화시킨다. 솔직히 전작보다 4배는 더 재미있게 읽혔다.

[황혼의 옥상에서]는 일본 본격에서 지겹도록 봤던 학교 옥상에서 벌어진 학생 사망사건을 소재로 한다. 소재는 흔하지만 역시나 사건의 진상은 놀랍고 새롭다. [연화]는 연이은 방화사건을 소재로 한다. 역시나 방화의 이유가 밝혀지는 해결파트에서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죽음을 10으로 나눈다]는 잔혹한 토막살해사건 속에 숨겨진 진위를 찾고 [고독한 용의자]는 회사 동료와 금전관계로 인한 사건을 다룬다. 마지막 표제작은 [기억 속의 유괴]는 어릴적 유괴를 당했던 청년의 기억을 되짚어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솔직히 말자하면 [붉은 박물관]을 재미나게 읽었지만 간간이 무리수라 느끼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 [기억 속의 유괴]는 전혀 깔 거리를 찾지 못했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본격이랄까. 불공정한 요소가 전혀 없이 본문에 모든 해결의 복선을 묻어 놓으니 설령 읽는 도중에 진상을 간파하더라도 결말까지 회수되는 복선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품을 보면서 역시 떡밥은 대놓고(?) 과감하게 깔아두어야 반전의 묘미가 배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과감한 복선 자체가 진상을 흐리는 미스디렉션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토록 친절하면서도 교묘한 트릭이라니.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실린 추리평론가의 우연성에 대한 해석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전작과 이번 작품의 텀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끊임없이 진화하고 성장하는 작가인 것은 분명하다. 단점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시킨 것이다. 아아아....나도 [기억 속의 유괴]와 같은 추리를 쓰고 싶다. ㅠ_ㅠ

* 출판사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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