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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의 살인자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이수은 옮김 / 창심소 / 2023년 9월
평점 :
내 이름의 살인자 (2023년 초판)
저자 - 시모무라 아쓰시
역자 - 이수은
출판사 - 창심소
정가 - 16900원
페이지 - 440p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시체 찾는 아이들]로 만났던 '시모무라 아쓰시'의 신작이다. [시체~]를 괜찮게 읽기도 했고 동성동명을 이용한 미스터리라는 신선한 설정이 호기심을 일으켜 일독했다.
여섯 살 소녀 마나미가 공원에서 놀다가 근처 화장실에서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범인은 얼마안가 붙잡히는데 인근의 고등학생이었다. 사회는 로리타 살인으로 공분에 휩싸이고 범인의 신상에 대해서 밝혀진 건 남자라는 성별과 본명 '오오야마 마사노리'라는 것 뿐. 범인은 감옥에 잡혀들어가지만 엉뚱하게 범인과 같은 이름의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단지 흉악범과 같은 이름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했던 '오오야마 마사노리'들은 급기야 '오오야마 마사노리' 피해모임을 결성하는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흉악범과 같은 이름이라는 이유로 학교와 사회에서 차별받는 일이 실제할까? 라는 의문으로 여러명의 '오오야마 마사노리'들의 차별과 피해 사례를 읽어야 한다. 범인의 얼굴이 비공개된 상태, 수년 뒤 흉악범의 석방,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의 증폭, 폭주하는 SNS와 언론들.... 뭐... 국내에도 전국민을 들끓게 했던 유사 사건이 바로 떠올라 단지 픽션으로 치부하면서 읽을 수는 없었다.
다만, 탄압받는 '오오야마 마사노리'의 유사 사례들이 길게 나열되어 본격적으로 반전이 시작되는 중후반까지는 조금 지치게 된다. 떡밥을 깔기 위한 사전 작업이 너무 길었달까.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동성동명이라는 소재로 끌어낼 수 있는 반전은 모두 가져다 쓰기 때문에 길어질 수 밖에....ㅎㅎㅎ 엄밀히 따지자면 도저히 페어 할 수가 없는 설정이다. 고등학생 오오야마 마사노리, 편의점 알바 오오야마 마사노리, 축구선수를 꿈꾸던 오오야마 마사노리, 과외 선생 오오야마 마사노리, 연구원 오오야마 마사노리, 오오야마 마사노리, 오오야마 마사노리, 범인 오오야마.....-_-;;;; 이건 뭐 마음만 먹으면 어떤 복선이든 깔 수 있는 작가를 위한 최적의 설정이 아닌가.
트릭이 전부인 작품을 탈피하기 위해 SNS상의 신상털이, 소년법 등 사회파적 문제를 접목하기도 하는데 어찌됐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대망의 마지막 반전은 독자가 동성동명으로 추리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반전을 이끌어내니, 이 마지막 반전을 유추하는 재미를 즐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