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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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2023년 초판)

저자 - 우케쓰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북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328p

그림 속의 숨은 진의를 찾아라

일단 전작 [이상한 집]을 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 아직 초반만 읽은 상태에서 이 작품을 완독했다. 전작도 그렇거니와 이번 작품도 마음먹고 잡으면 두 시간 정도면 독파 할정도로 극강의 가독성을 자랑한다. 복면을 쓰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유튜버라길래 단순히 오컬트 쪽 크리에이터라 생각했다. 이 작품 역시 그림에 씌인 악령에 대한 이야기일거라 미루어 짐작했건만...

이게 왠 걸. 미스터리. 게다가 꽤나 탄탄한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활동을 중지한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사람.

바람 속에 서 있는 여자 그림을 보고 호기심이 동한 남자는 블로거의 글을 처음부터 정독한다. 일주일에 3~4번 단순히 신변잡기의 글을 올리던 블로거는 아내의 임신소식 이후로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육아 블로그로 탈바꿈 한다. 그러면서 일러스트레이터 아내가 그렸다는 그림 다 섯장을 개제한다. 하지만 그림을 개제한 이후로 포스팅은 중단되고 한 참의 휴지기를 거쳐 블로그 자체를 그만 둔다는 마지막 글을 올리고 활동을 정지한다. 활동 정지 마지막 글의 문구에 두 사람은 주목한다.

"당신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큰지, 나로서는 가늠도 안 됩니다.

당신을 용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과연 블로거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그의 아내가 그렸다는 그림 다섯장으로 추리해야 한다. 책은 '1장 바람 속에 서 있는 여자 그림'을 시작으로 4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있다. 제목답게 각 단편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편마다 등장하는 그림 속의 의미를 추리해야만 한다. 또한 개별적으로 보이던 4편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연작 단편의 형식을 띈다.

그림 속에는 그림을 그린 자의 의지가 반영되있다. 그것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말이다. 그린이의 의도를 교묘하게 숨긴 그림은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그림에 어떤 의미가 숨겨있다는 거지? 이 그림이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거지? 라는 식으로 말이다. 비슷한 예로 '미치오 슈스케'의 실험적 작품집 [절벽의 밤]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 [절벽의 밤]에서도 사진 한 장이 사건의 결정적 힌트로 작용하는데 이 작품은 그림이라는 게 다를뿐.

1장과 2장이 그림이 의미하는 바를 추리하는 그림 자체에 방점을 둔 작품이라면 3장은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남긴 그림 한 장을 통해 범인의 알리바이 트릭을 깨야 하는 추리도구로 이용된다. 4장은 앞선 단편들을 아우르는 해결편이라고 보면 될듯 하다. 무엇보다 기발함이 좋다. 각 단편의 퀄리티도 생각보다 좋을 뿐더러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퀄도 충족하는 작품이었다. 단순히 아이디어 하나로 끌고가는 작품은 아니라는 말이다. 자 다음에는 어떤 '이상한' 이야기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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