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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게임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6월
평점 :
매스커레이드 게임 (2023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6800원
페이지 - 428p
범인의 가면을 벗겨라
오랜만에 만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자 무려 5년만에 만나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이다. 앞선 [매스커레이드 호텔]과 [매스커레이드 이브]는 보지 못했고 직전작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만 읽었는데 5년이 지나고나니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 없다. 읽다보면 기억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책을 펴든다. 정말로 읽다보니 잊혀져 있던 닛타와 나오미가 되살아난다. 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전작을 읽지 않아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낮은 진입장벽. 이것 또한 '게이고' 작품의 특장점이 아니겠는가.
관할을 달리하는 곳에서 서로 다른 세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칼에 찔린 청년의 사건을 수사하던 닛타는 살해된 청년이 과거 형사사건의 가해자였음을 알아낸다. 그리고 다른 관할에서의 두 건의 살해사건 역시 피해자가 과거 서로 다른 사건의 가해자였다는 공통점을 찾아낸다. 허나 과거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 살해된 사람들의 연결고리는 전무한 상황. 수사본부에서는 교환살인, 로테이션 살인을 직감한다. 그리고 과거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이 하나, 둘 코르테시아 호텔로 모여드는데.....
호텔에서 벌어질지 모를 네 번째 로테이션 살인을 막기 위해 닛타가 다시 유니폼을 입고 컨시어지에 선다.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사건에서 시간이 지난 설정으로 배태랑 형사의 면모를 풍기는 닛타와 됴쿄를 떠나 코르테시아LA 지부를 책임지는 나오미의 관록이 곳곳에 묻어난다. 피해자들의 가족이 결탁하여 범죄자를 직접 처단하는 설정은 [친절한 금자씨]를 떠올리게 하는데, 초반부터 시종일관 교환살인을 강박적으로 주입하다보니 어떻게 결말의 반전을 비틀어낼지 기대하며 읽게 된다.
호텔에 묵고 있는 3명의 용의자. 그리고 누가 타겟인지, 교환살인을 돕는 조력자는 몇명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코르테시아에 들어오는 모든 손님을 의심하고 그들의 가면 뒤의 민낯을 추리해야 한다.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먼저 생각하는 고객중심 형사 닛타와 남성중심의 형사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법의 선을 넘나드는 여팀장 아즈사의 대립도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이다.
죄를 짓는 것. 참회하는 자와 용서하는 자. 내 손으로 가족의 복수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손안의 칼자루를 과연 상대의 복부에 찌를 수 있을까? 가해자와 피해자. 남겨진 자의 무게를 이 작품으로나마 가늠하게 만든다. 무거운 주제와 반대로 호텔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만이 줄 수 있는 매력으로 어느정도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한다. 네 번째 시리즈를 마치면서 과연 다음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지, 나온다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구도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