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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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2023년 초판)

저자 - 마사키 도시카

역자 - 이정민

출판사 - 모로

정가 - 17500원

페이지 - 400p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작년 이맘 때 출간됐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의 속편이 출간됐다. 속편이라고는 하나 사건을 해결하는 두 경찰 콤비가 연이어 나온다는 것 외에는 전작과의 연속성은 없기에 전작이던 이번작이던 부담없이 읽으면 될 듯 하다. 부모 몰래 밤늦게 외출한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오고 그날 아들의 행적을 추리해 나가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 시신으로 발견된 중년의 여성 노숙자를 시작으로 과연 그녀가 죽기 직전 보았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눈 내리는 밤. 크리스마스 이브. 옷가지가 심하게 헝클어진 중년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이마 한쪽이 함몰된 그녀의 신원은 미상. 모두가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죽음을 맞아야 했던 이유는. 그녀는 왜 노숙인이 되어야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순간기억능력을 갖고 있는 형사 미쓰야와 파트너 가쿠토는 시신을 조사하던 중 3년 전 흉기에 의해 살해된 사회복지사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서류가방에서 발견된 지문이 바로 중년 노숙인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하는데.....

노숙인 살인사건과 3년 전 사회복지사 살인사건의 교차점이 밝혀지는 순간 작품 전체의 진상이 드러나는 구조이다.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하여 얽키고 과거회상과 현재가 마구 혼재되다 보니 자칫 쏟아져나오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도를 놓친다면 조금은 해매게 될지도 모르겠다. 허나 꾹 참고 읽기를 조언한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연결 고리가 이어지고 앞선 복선들이 회수되는 순간 숨이 막힐 정도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하게 될테니 말이다.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왜?라는 질문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괴짜 형사 미쓰야와 그런 미쓰야를 시기와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쿠토의 브로맨스도 전작에 이어 여전하다. [나쁜 여름]에 이어 사회복지사와 빈곤자의 생활보조금과 얽힌 갈등, SNS에 중독되 현실과 괴리된 사람들의 이면이 낯낯이 드러나는 사회파 요소도 녹아있다. 무엇보다 냉혹한 세상이지만 아직은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는 세상임을 이야기하는 작품 전체의 주제가 억지스럽지게 주입하지 않아 좋았다.

솔직히 마지막 부분의 한 줄을 읽으며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미스터리에서 자주 사용되는 클리셰적 반전이긴 하지만 클리셰를 상쇄하는 그녀의 마음이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날 그 소년이 무엇을 했는지 전부 밝히는 전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이 무엇인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건물 옥상에서 죽음에 이르기 직전 그녀가 본 것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지금은 왠지 알 것도 같다.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문장부터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반전. 그리고 벅찬 감동까지.... 도저히 추천을 안 할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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