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포차 심심 사건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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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포차 심심 사건 (2023년 초판)

저자 - 홍선주

출판사 - 네오픽션

정가 - 14000원

페이지 - 212p

마음을 살피는 심심

2020년 같은해 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동료작가이자 같은 본관인 홍선주 작가의 신작 [심심포차 심심 사건]이다. 여기서 심심이란 지루하고 재미없음을 의미하는 심심이 아닌 마음을 살피는 의미의 심심이다. 제목만 보아서는 훈훈한 주인장이 먹음직 스러운 요리를 내오고 음식을 먹으며 손님들의 힐링 이야기가 펼쳐지는 [심야식당]을 연상케 한다. 작품을 읽고 나니 일단 제목에서 느꼈던 인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흔하디 흔한 힐링물에서 조금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주는 코지 미스터리였달까.

오드아이의 찬휘는 남들과는 다른 외모탓에 보육원에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대인기피증을 앓는다. 처음 번 돈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한 뒤로 기업의 서버관리를 맡으며 홀로서기를 하게 된다. 사회에 나왔지만 결벽증에 가까운 버릇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한밤 중 우연히 들어간 실내 포차에서 무장해제된다. 전직 검사가 운영하는 심심포차의 따스하고 인간적인 분위기에 녹아든 것이다. 심심포차를 찾는 손님들(변호사, 검사, 경찰들)이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에 귀를 기울이던 찬휘는 서서히 변해가는데.....

심심포차를 찾는 찬휘가 6일간 손님들의 사연을 듣게 되는 연작 단편의 형식으로 구성되있다. 또한 각 단편에 깔아 놓은 복선을 마지막 날 회수하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결말의 반전을 선사한다. 일단 각 단편의 호스트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정말로 술집에서 술 한잔 걸치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로 평범하지 않은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의외의 진실을 '듣는 것 같은' 재미를 준다. 퍼즐적 요소보다는 일상적 코지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랄까.

손님의 마음을 살피는 심심포차이나 전직 검사였던만큼 실리에 밝고 권선징악을 모토로 하는 모습이 여타 정에 움직이는 주인장과는 차이점이 있어 흥미로웠다. 정은 정이고 죄는 죄아니던가. 이제는 피로감마저 느껴지는 힐링물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아 좋았다. 자극적이지 않으며 분량 또한 부담없어 미스터리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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