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을 말씀드립니다 (2023년 초판)
저자 - 유키 신이치로
역자 - 권일영
출판사 - 시옷북스
정가 - 15500원
페이지 - 284p
이 책의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제7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2023 일본서점대상 노미네이트
*20만 부 돌파 베스트셀러
91년생 신세대 작가의 다섯편의 단편이 실린 작품집이다. 젊은 나이에 걸맞게 데이트 어플, 유튜브, 줌과 같은 화상채팅 등 현시대의 주류 IT소재들을 미스터리에 녹여낸다. 시류를 반영한 설정도 설정이지만 가독성이 상당히 좋다. 적당한 분량으로 적당한 반전을 느끼기에 최적의 작품집이 아닌가 싶다.
1. 참자면담
학습지 방문상담교사로 활동중인 나는 중학교 입시를 준비를 원하는 초등생의 집에 찾아간다. 분명 약속을 하고 찾아갔으나 현관을 연 주부는 나의 방문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듯 한데, 더군다나 아들인 초등생은 너무나 긴장한 상태였다.
2. 매칭어플
데이트 어플로 만난 여성의 집까지 도달했다. 중간중간 생각지 못한 이변이 있었지만 집까지 온 이상 여성은 내게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 그녀의 권유로 나는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가고 샤워를 마치고 나온 방에는 그녀 뿐만이 아니었다.
3. 판도라
불임으로 고생하던 나는 노력을 거듭해 가까스로 아내를 임신시킨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불임인 가정에 정자제공을 하기로 결심하고 아내에게 나의 결심을 설득한다. 이윽고 어렵게 정자제공 조건을 맞춘 여성에게 정자를 제공한 나는 이후로 정자제공 사실을 잊은 채 생활하는데...
4. 삼각간계
온라인 화상 채팅으로 회식을 열자는 친구의 제안에 3명의 친구는 노트북 카메라 앞에서 맥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눈다. 그러던 중 화면 너머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이 침입하는 장면을 목격하는데....
5. #퍼뜨려주세요
작은 섬에서 초딩아이는 달랑 4명 뿐. 섬에서의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도시에서 이주했다는 이들의 부모는 기묘한 규칙을 세우고 아이들에게 강요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머리가 굵어진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위화감을 느끼는데....
각 단편의 수준은 어느 하나 떨어짐 없이 고루 준수한 편이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나 폐부를 찌르는 간결한 표현등 촌철살인은 일본 미스터리에서 매우 선호하는 부분으로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덕분에 스토리 라인이 쉽고 이해가 빠르며 반전을 위한 복선 역시 비교적 명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정직한 복선으로 인한 결말의 예상은 아쉬운 부분이다. 미스터리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은 깔아놓은 복선만 보고도 결말의 반전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반전에 대한 집착이랄까. 반전을 위한 반전에 신경쓰다 보니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보인다.
[참자면담]은 복선으로 결말을 예상한 작품이다. 더불어 반전의 반전까지 예상했고 그래서 두번째 반전은 사족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뭐 무리수랄까. 하지만 독자를 처음 맞이하는 작품으로 상당한 임팩트를 주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참고로 이 단편의 설정을 다른 미스터리(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쉽게 맞춘 것일지도 모르겠다.
[매칭어플] 역시 화자의 독백 힌트로 최동 목적은 쉬이 유추할 수 있다. 목적보단 이유가 충격으로 다가오는 와이던잇의 작품으로 딱 거기까지 좋았으나 여기에서도 반전 집착을 향한 마지막 무리수가 아쉬웠다. [판도라]는 생명공학 트릭으로 과학트릭의 대가 '윤자영'작가님이라면 쉽게 맞출 수 있을지도 ㅎㅎㅎ [삼각간계]는 실제로 지인들끼리 웹캠을 켜고 원격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어 공감하며 봤다만 가장 밋밋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마지막 [#퍼뜨려주세요]는 이 책을 읽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단편이다. 문제는 그때문에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정작 본인은 그리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 -_-;;; 사실 여기서 나오는 시간차 트릭은 여타 시간차 트릭에서 많이 써먹은 그리 새로울것 없는 설정이었고 섬이 숨기고 있던 비밀이 가장 큰 반전으로 작용해야 되겠지만 이 설정을 보며 누구나 떠올렸을 헐리우드 영화가 내겐 더 임팩트 있었기에 시큰둥 했다.
인상적인 단편을 나열하자면 '참자면담 - 매칭어플 - #퍼뜨려주세요 - 판도라 - 삼각간계' 였다. 나 역시 유튜브나 데이트 매칭 어플등을 사용하여 작품을 쓰려고 생각했던 바. 이 작품으로 자극받을 수 있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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