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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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2023년 초판)

저자 - 유키 하루오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블루홀6

정가 - 16500원

페이지 - 355p

앞선 아쉬움을 반전 하나로 상쇄

23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방주]다. 사실 조금 늦은 리뷰이다. 사연인 즉슨, 출간과 동시에 구매하여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일독하려 하였으나 디시인사이드 추리갤러리에 들렀다가 폭탄 스포를 당하여 강한 내상을 입고 눈물을 머금고 봉인. 스포가 잊힐때즈음 읽으려 했지만 국내 추리작가들의 본격 미스터리 연구회에 토론 도서로 선정되어 다시 눈물을 머금고 일독했다. ㅠ_ㅠ 크흐흑.... 스포하는 인간들 다 죽어버려라...

대학 등산 동아리로 인연을 맺은 남녀들이 산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동굴 밑으로 지어진 거대한 합숙소(?) 발견한다. 합숙소를 뒤지는 사이 해가 져버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동굴에 길을 잃은 가족이 합류한다. 그러다 지진이 발생하고. 출입구가 막힌 동굴안으로 서서히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남은 시간은 불과 몇일. 누군가가 목숨을 포기하고 출입구를 막고있는 돌덩이를 옮겨야 하는 상황. 한사람의 목숨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살인이 벌어지는데.....

고립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을 그리는 클로즈드 서클 장르의 클리셰를 설정 파괴로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단순한 지형적 고립에 추가로 전체 인원의 생존 시간을 제한하여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 또 연쇄살인이 벌어져 구성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구성원을 구해야 하는 눈치게임이 범인의 정체와 더불어 미스터리적 유희를 선사한다. 내가 죽긴 싫고 다른 누군가가 자원했으면 좋겠지만 그건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속에서 죽음의 타임리밋은 다가오고 있는 복잡 미묘한 상황이랄까... ㅎㅎㅎ

매력적인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읽은 리뷰어들이 아쉬운점으로 지목했던 부분도 동의한다. 극한상황의 긴박감이 보이지 않는 루즈한 전개나 개성적이지 않고 획일적인 캐릭터 묘사 등은 아쉬운 부분으로 보여진다. 허나 이 모든 단점들을 미친 반전 하나로 상쇄시켜버리는 게 바로 이 작품이다. 반전의 반전이랄까. 논리적인 결말로 독자를 납득시킨뒤 이 결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완전히 전복시키는 또하나의 반전은 충격 그 잡채.

반전 맛집으로 회자되는 [영매탐정 조즈카]의 반전을 경험했을때의 카타르시스를 [방주]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오래도록 뒷맛을 남기는 여운을 가슴깊이 아로새긴다. 작품을 반전 하나로 평가할 수는 없다. 허나 이정도 반전이라면 캐릭터고 스토리고 나발이고 뭘해도 용서가 된다는 말이다. [방주]의 리뷰들을 찾아봐도 다른건 몰라도 반전이 아쉽다는 리뷰는 단 하나도 없었다.

93년 생에 불과 3번째 작품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반전을 완성하다니.... 부럽다. 미치도록 부럽다... 젠장맞을...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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