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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평점 :
아이언 위도우 1 : 죽음을 삼킨 여자 (2023년 초판)
저자 - 쟈오 재이 시란
역자 - 심연희
출판사 - 아르테
정가 - 15500원
페이지 - 344p
가장 고유한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한국의 설화 꼬리 9개 달린 구미호를 차용하여 밀리터리 SF 스페이스 오페라로 써낸 [나인폭스 갬빗]이 북미 SF 3대 상인 휴고상에 노미네이트 된 적이 있다. 아쉽게도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한국 고유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 충분히 북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아이언 위도우]역시 국가의 고유색을 지닌 작품이 충분히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생각했다.
전족이 아름다움으로 통용되던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최하위였던 과거 사회에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측천을 주인공으로 그녀가 가부장제 사회에서 차별을 극복하고 정점을 찍어가는 파란만장한 과정을 그려내는 밀리터리 SF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외계종족으 침입으로 세계는 치명적 위협에 처한다. 이에 인류는 자신의 기를 실체화하여 전투할 수 있는 크리살리스에 탑승하여 외계인과의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이 크리살리스는 음과 양의 조합이 필수로 남성 조종사와 함께 꼭 첩이라 불리는 여성 조종사가 탑승해야 한다. 이때 여성의 기력이 쇄하여 죽음을 맞는 경우가 허다했으니. 여성은 남성 조종사의 소모품으로 취급받기에 이른다. 부잣집 도련님과 비밀 연애를 하던 가난한 집안의 딸 측천은 먼저 파병된 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스스로 첩으로 자원해 입대하고. 마침내 언니를 죽인 조종사의 첩에 발탁되는데....
그녀는 원하던대로 원수에게 칼날을 들이밀 수 있을까? 배경으로 등장하는 만리장성, 구미호로 변신하는 크리살리스, 측천, 공자, 안록산, 사마의, 제갈량 등등 우리에게 너무나 낯익은 이름들이 작품속에 등장하여 마치 SF 무협지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기력을 측정하고 기력이 셀수록 유명 장수로 대접받는 설정 자체가 [드래곤볼]이나 [원펀맨]등의 격투물에서 익숙한 설정이기에 아무리 먼치킨물이라 할지라도 먼치킨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선사한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로맨스...ㅎㅎㅎ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굽히지 않는 측천과 그녀의 매력에 하염없이 빠져드는 장수들과의 삼각 로맨스 등 엔터테인먼트 소설로서의 재미요소를 충족시킨다. 초딩 5학년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작가의 본국에 대한 향수가 시너지를 냈다고해야 할까. 외국인에게는 새로움을, 우리에게는 다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그때문에 데뷔작으로 네뷸러상에 노미네이트되는 기염을 토한 것이리라. 개인적으로 고구마 요소없이 시원시원한 전개가 가장 매력적 요소로 꼽고 싶다.
소모품처럼 여겨지던 일개 첩이 어떻게 세상을 전복시킬지, 그녀의 사랑의 종착지는 어디로 향하게 될지, 치열한 전투의 승자는 어디로 돌아갈지.... 어서 2권을 읽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