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머더하우스 - JM 북스
이가라시 다카히사 지음, 김지윤 옮김 / 제우미디어 / 2022년 12월
평점 :
머더하우스 (2022년 초판)
저자 - 이가라시 다카히사
역자 - 김지윤
출판사 - 제우미디어
정가 - 15000원
페이지 - 400p
가족 같은 분위기의 셰어 하우스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등골 서늘한 싸이코 초인 [리카] 시리즈의 작가 '이가라시 다카히사'가 돌아왔다. 8명이 함께 공유하는 낙원 같은 셰어하우스 '써니 하우스 가마쿠라'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범행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인간군상 속에 촘촘하게 박아넣은 복선이 결말에 밝혀지는 싸이코 범죄자의 정체에 충격을 자아낸다.
대학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새내기 후지사키 리사는 주변 시세의 절반도 안하는 가격의 공유하우스 써니하우스에 입주한다. 리사를 반가이 맞이하는 7명의 입주자들은 TV 버라이어티에나 나올법하게 하나같이 젊고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서로 눈이 맞아 연애를 하는가 하면 함께 생일도 챙기는 가까우면서도 먼 듯한 독특한 생활에 리사도 서서히 녹아든다.
만족스러운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날.
호감을 갖고 있던 운동부 주장 스즈키가 어이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국내 TV프로그램에서도 공유 하우스에서의 하루를 다루는 방송이 유행했던 적이 있던것 같다. 선남선녀가 한 공간에 모이면서 사랑과 시기 그리고 질투가 난무하고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그들을 훔쳐보며 관음적 쾌락을 즐기는 시청자를 타겟으로 하는 방송 말이다.
이 작품의 컨셉도 거의 동일하다 다만 CCTV를 시청하는 시청자가 아니라 주인공 후지사키 리사의 시선으로 범인을 추리해야 하는 점이 다를 뿐. 8명의 입주자들이 등장하는만큼 여러 캐릭터 소개로 시작되는 초반부는 새로 하우스에 입주한 리사처럼 약간 정신없이 흘러간다.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각자의 성격과 인물상이 그려지는 지점부터 몰입할 수 있는데 첫 사망자가 나오기까지 꽤 많은 분량이 리사의 적응기에 할애된다. 이때문에 다소 느린 전개에 불호를 느끼는 독자가 있을수도 있고, 반대로 탄탄하게 공들인 캐릭터의 심리와 묘사에 호를 느끼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결국 결말의 반전을 위한 복선을 캐릭터 묘사나 리사와의 에피소드 사이 사이에 박아 넣어야 하기에 초중반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리턴], [리카]와 같이 앞선 전작들이 호러쪽에 치우쳐져 있다면 이번 [머더하우스]는 미스터리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그렇다고 초인적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리카의 카리스마가 이 작품에 없다는 건 아니다. ㅎㅎㅎ 싸이코 범죄자의 카리스마를 유지하되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미스터리로서의 작가의 고민이 엿보인다. 사건의 전말을 보며 설핏 '이게 정말 가능해?'라는 의문이 들지만 더욱 말도 안되는 트릭의 추리소설들이 난무하는만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