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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에마 호턴 지음, 장선하 옮김 / 청미래 / 2022년 8월
평점 :
다크 (2022년 초판)
저자 - 애마 호턴
역자 - 장선하
출판사 - 청미래
정가 - 16800원
페이지 - 492p
문 밖은 영하 60도의 혹한
믿을 수 있는 이는 오직 자신뿐
미지의 대륙 남극. 끝없이 펼쳐진 빙하는 그것만으로 황량한 공포를 가져온다. 게다가 시기는 여름. 낮에도 해가 뜨지 않는 극야가 기다린다. 문 밖은 영하 60도의 살을 애는 추위가. 더불어 칠흑같은 어둠이 도사리는 곳. 제목 그대로다. 다크. 극지방의 환경적 어둠이.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어둠이 근원적 공포를 자아낸다.
참혹한 교통사고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케이트는 남극기지의 의사로 파견된다. 낯선 환경과 사람들. 그리고 그속에서 전임자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혼란에 빠질세도 없이, 사망한 전임자의 안전장구를 담당했던 알렉스가 사고가 아니었음을 주장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알렉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상담하던 케이트는 전임자의 사고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혼자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서서히 실마리를 잡아가던 중 알렉스가 기지 밖에서 동사한 채 발견되는데.....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극야를 배경으로 하는 [라플란드의 밤]이 떠올랐다. 어둠은 그 자체만으로도 불안감을 야기하는데 해가 뜨지 않는 끝없는 어둠이라니... 남극기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 지구에서 가장 광활한 밀실이라는 출판사의 소개가 와닿는다. 끝없이 지속되는 밤의 극야와 한정된 공간에서 계속 부대껴야 하는 구성원간의 갈등과 의심들은 독자들의 서스펜스를 고조시킨다.
본문에서 구성원들은 한데 모여 '존 카펜터'의 [The Thing]을 시청한다. 그렇다. 여러모로 [괴물]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외계크리쳐만 없다 뿐이지 12명의 구성원중에 살의를 감추고 숨어있는 살인마를 찾아야만 한다. 게다가 기지에는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까지 있는 상황. 산모와 아기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는 절대로 살인마를 찾아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케이트의 눈으로 복선과 떡밥 그리고 미스디렉션을 피해 범인의 정체에 다다를 수 있을까? ㅎㅎㅎ 기지의 밀실안에서 범인은 물만난 고기인양 미친듯 활개를 치고 범인의 정체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트라우마로 인해 약물에 의존하며 점차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는 주인공은 영미 스릴러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환경이 주는 압박감이 더해져 독자들의 눈을 흐리게 만든다.
가혹한 자연이 주는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직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말. 눈덮인 남극의 어둠이 좋은 에어컨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