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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 호랑이덫 ㅣ 부크크오리지널 5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7월
평점 :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 호랑이 덫 (2022년 초판)
저자 - 무경
출판사 - 부크크오리지널
정가 - 17000원
페이지 - 427p
컴백 에드가 오
암울하던 일제치하 식민지. 새로운 경성 탐정을 탄생 시킨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의 모던뽀이 '에드가 오'가 다시 우리곁에 돌아왔다. 언제나 신사의 멋을 부르짖지만 거듭된 헛발질로 웃음을 자아내던 오덕문(에드가 오)은 이번 2편에는 좀 제대로 된 추리를 펼치나 싶었는데, 허당은 역시 허당이로다. ㅎㅎㅎ 게다가 새로운 친구와 함께 돌아왔으니. 그의 이름은 세르게이 홍이다. 영국물을 먹은 에드가 오와 러시아 물을 먹은 세르게이 홍의 이야기는 앞선 1편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경성시내 안에 호랑이가 출몰한다는 괴소문이 퍼진다. 흉흉한 소문에 각 지역에 순사가 배치되고, 에드가 오는 해가지는 여름밤을 찢는 총격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총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간 에드가 오는 총을 맞고 숨이 끊어진 남자와 에드가 오를 향해 소총을 겨눈 순사와 마주한다. 순사는 에드가 오의 뒤를 가리키며 갑자기 나타난 포수가 남자를 쐈다며 에드가 오를 두고 산으로 달려 들어간다.
포수 사건 이후 러시아에서 돌아온 세르게이 홍을 만나려던 에드가 오는 그가 총격사건이 있던 날 경성의 온 시내에 길다란 상자를 들고 돌아다녔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하는데......
일단 이번 작품의 메인 사건은 총격사건이다. 목격자는 순사와 에드가 오 단 두명. 그리고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친구찾아 삼만리랄까. ㅎㅎㅎ 세르게이 홍을 만나야 하지만 드라마 처럼 계속해서 어긋나는 둘은 운명의 장난처럼 숨박꼭질을 되풀이한다.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세르게이 홍을 만나야 하지만 결국 당사자에게 묻지 못하는 에드가 오의 머리속엔 비약과 추리가 뒤섞여 이상한 결과를 도출해 내고야 만다.
1편에서 안락의자 탐정 역할을 맡았던 은일당의 소녀 선화는 이번 편에서는 잠시 뒤로 빠지고 과거 에드가 오에게 과외를 받았던 여성 연주가 그 역할을 대신 한다. 역시나 발벗고 뛰는 에드가 오의 고군분투와 한국인을 혐오하는 일본 순사들과의 대치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간간이 엿보이는 항일운동의 비밀결사, 실제 비극적 역사였던 관동대지진을 메인 테마와 엮어내 시대 추리라는 은일당 만의 오리지널리티 매력으로 풀어낸다.
사실 모든 이야기의 흐름이 노골적으로 한 인물을 범인으로 몰고 있어 그에 대한 반전을 손쉽게 예측할 수 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으나 에드가 오의 허당미와 그런 에드가 오를 뒷받침 하는 여성 캐릭터들(선화, 연주, 계월)의 매력이 아쉬움을 상쇄한다. 1편은 봄, 이번 2편은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럼 3,4편은 가을과 겨울이려나. ㅎㅎㅎ 더불어 새로 추가될 캐릭터의 이름이 궁금해지는 건 그만큼 캐릭터 빌드업을 잘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방에 기억에 남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