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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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2022년 초판)

저자 - 장은영

출판사 - 부크크오리지널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52p

오 한국에도 이런 클로즈드 서클이?

수능을 하루 앞둔 전날. 소설가를 꿈꾸던 소녀는 학교 3층에서 추락하여 사망한다. 몇 년 뒤. 소녀와 함께 독서동아리를 활동했던 7명은 오랜만에 만나 술자리를 갖는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하나, 둘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손과 발이 꽁꽁 묶인 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방에 감금되었음을 깨닫는다. 혼란에 빠질 틈도 없이 방안으로 들이닥친 복면의 남자는 사람들에게 장총을 겨누고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 중 사과(소녀)를 죽인 살인범을 찾아내라. 살인범을 찾아내지 못하면 모두 살아남지 못해."

이제 선후배, 친구였던 7명은 소녀를 죽인 살인범을 찾아내기 위해 의심의 눈초리로 추리를 시작한다.

이제껏 꽤 많은 미스터리를 읽어왔는데 한국 작가의 장편 클로즈드 서클은 '조동신'작가의 [아귀도]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클로즈드 서클 장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국내작가의 클로즈드 서클. 그것도 장편은 꽤나 희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는 다소 신선하게 다가왔고 초반 독특한 전개방식. 밀실트릭과 범인의 정체라는 완성도적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사실 초반부를 읽을때만해도 클로즈드 서클인지도 모르고 봤다. 클로즈드 서클 내에서의 살인이 꽤 분량이 지나서 시작되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초반부가 루즈하다는 말은 아니다. 몇 년전 벌어진 소녀의 죽음을 두고 밀실에 갇힌 7인의 생존을 위한 추리가 초반부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일반적인 전개를 따라가지 않는다. 서두부터 소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우연이던 사고이던 간에) 범인 2명을 밝힌 채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범인 2명은 타인의 개입은 모른 채 각자 자신 때문에 소녀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범인을 찾기 위한 5명의 추리와 자신이 살인범으로 지목되지 않기 위해 타인을 지목하는 2인의 피터지는 눈치싸움이 초반부의 즐길거리.

중반부부터는 드디어 갇혀있던 사람들이 자유를 찾고 버려진 산장에서 각자의 방에서 한 명씩 살해당하는 클로즈드 서클이 이어진다. 차례차례 소녀가 죽었던 당시의 모습으로 살해되는 사람들. 동료나 연쇄살인범이냐를 두고 의심의 의심을 거듭하다보면 마침내 놀라운 반전과 치명적 진실이 드러나는.... ㅎㅎㅎ

결말의 소녀 실행범은 약간은 무리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소녀 살해범 2인을 서두부터 제시하고 그 2인의 행적을 알고 있는 자가 다른 사람들을 같은 방식으로 죽이는 전개가 독자를 쫀쫀하게 압박하는 맛이 있다. 미스터리 내공이 없어 이 작품에서 사용한 트릭이 여타 다른 작품에서 쓰였는지 여부는 모르겠다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류의 밀실 트릭도 좋았다.

작가소개에서 현재 대학 재학중이고, 작가이름으로 활동 이력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데. 그렇다면 이 작품이 처녀작이라는 말? 앞으로의 행보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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