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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평점 :
수상한 중고상점 : 오늘도 정상 영업 중 (2022년 초판)
저자 - 미치오 슈스케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다산북스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23p
희망을 파는 상점
이미지 트릭으로 미스터리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던 [절벽의 밤]과 시기를 같이 하여 출간된 '미치오 슈스케'의 또다른 신작 [수상한 중고상점]이다. 사실 신작이라곤 하나 2011년 출간됐던 작품의 재간으로 제목과 비슷한 '중고신작'이라고 할까. 암흑계와 힐링계로 작품의 색깔이 뚜렷하게 나뉘는 '오츠이치'처럼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도 역시 싸이코계와 힐링계로 나뉘고 이 작품은 힐링계에에 속하는 작품이다.
제목이나 분위기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듯 한데 [나미야]가 시공간의 초월이라는 불가능을 소재로 하는 반면 이 작품은 현실 기반의 미스터리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매번 헛다리 짚는 추리를 하는 가사사기와 절대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예스맨 히구라시. 그리고 수수께끼의 소녀 나미까지. 이들이 이끌어가는 중고상점에는 언제나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1. 봄, 까치로 만든 다리
잃어버린 손수건을 찾겠다며 상점에 찾아온 소년. 하지만 소년은 상점에 온 적이 없었다. 소년을 주시하던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소년이 새 모양의 청동상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걸 기억하고 청동상을 살펴본다. 그리고 청동상에 불탄 작국을 발견하고 놀라는 둘. 그날 저녁 청동상 매입 전화를 받고 히구라시는 청동상을 판매하는데....
2.여름, 쓰르라미가 우는 강
목공소에서 작은 방 하나를 채울 물건을 구매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가사사기, 히구라시, 나미 일행은 신이나 물건을 싣고 목공소로 향한다. 목공소에서 견습생이었던 사치코가 정식으로 제자로 승격되어 그녀의 방을 준비하기 위했던 것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치코의 표정은 어둡기만 한데.....
3. 가을, 남쪽 인연
비가오던 그 날. 서재 물건을 정리하겠다는 전화에 미니트럭을 끌고 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서재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반대하는 소녀 나미를 보고,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뭔가 사정이 있음을 눈치 채는데.....
4. 겨울, 귤나무가 자라는 절
사계절 내내 히구라시에게 쓸모 없는 물건을 반강제로 강매한 절의 주지가 느닷없이 전화를 건다. 절에서 키우던 귤나무에 귤이 열렸으니 와서 마음껏 먹으라는 것. 뭔가 수상하지만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나미는 절로 향하고 그곳에 주지의 아들과 처음 만나는데....
4계절에 얽힌 4가지 이야기는 각각의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네가지 이야기 모두 이야기의 기본 틀이 존재하는데, 호기심을 남기는 떡밥이 제공되고 이 떡밥을 잘못 해석한 가사사기의 추리 풀이가 첫번째. 그리고 모든 진실을 간파한 히구라시의 두번째 추리가 이어지는 방식이다. 진실을 간파하고 가사사기의 어긋난 추리까지 책임져야 하는 히구라시의 개고생 고군분투랄까.
어느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하얀 거짓말을 일삼는 히구라시의 따뜻한 마음이 독자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감동과 더불어 미스터리적으로도 손색이 없으니 시간이 지났음에도 재간할 수 있는 것이리라. 손때 묻은 중고 물건처럼 사람냄새 듬뿍 나는 미스터리였다.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