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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열광 - 제2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하은경 지음 / 비룡소 / 2022년 3월
평점 :
1938 경성 미스터리 추리극 황금열광 (2022년 초판)
저자 - 하은경
출판사 - 비룡소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9P
다시 경성속으로
100명의 청소년 심사위원이 직접 읽고 선정하여 믿을 수 있는 '제 2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황금열광]이 출간됐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38년 경성이다. 일제치하 아래에서 신/구 문화가 격돌하고 낭만과 탐욕이 소용돌이치던 격변의 시대. 한 노인의 변사사건.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한 수사. 한탕주의를 꿈꾸던 열일곱 살 청년. 그리고 죽음의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진실. 빈틈없이 꼼꼼하게 직조된 스토리가 암울했던 시대와 만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깐깐한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떻게 단번에 사로잡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루하루 미래 없이 도박으로 허송세월하는 열일곱 살 동제는 오늘도 할일 없이 미쓰코시 백화점에 들러 근무하는 누나에게 돈을 빌려달라 청한다. 하지만 매정하게 내치는 누나 정란. 동제는 불평을 내뱉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수요일 아침. 강형사와 박형사가 동제를 찾아온다. 동제가 사는 집의 집주인 김 노인이 간밤에 칼에 찔려 사망했다는 것. 다행히 사건시간대 동제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어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누나 정란의 행방을 묻는 형사의 말에 동제는 누나 정란이 집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작품은 수사를 진행하는 강직한 강형사의 시점과 김 노인의 사망과 동시에 실종된 누나 정란을 찾아 해메는 동제의 시점이 교차되어 진행된다. 두 사람의 조사가 진행 될수록 김 노인과 정란이 심상치 않은 관계였을음 알게 되고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긴장감이 높아지다 후반부 강 형사의 반전에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ㄷㄷㄷ 어찌보면 사건의 실체 보다 강 형사의 반전이 더 강렬하게 다가왔달까. 그동안 미스터리의 전개와는 또 다른 방식이라 작품을 읽는 아이들도 이 부분에 많은 점수를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낭만과 혼란이 뒤섞인 시대적 배경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1938년의 경성 거리가 눈에 훤히 보이듯 그려진다. 굉장히 비쥬얼적인 작품이랄까. 휘황찬란하게 꾸며진 미쓰코시 백화점의 전경과 도박에 돈을 탕진하는 갈곳 잃은 청춘들의 대비가 작품의 제목 [황금열광]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김 노인 사망의 실체. 실종된 정란의 비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1938년 이기에 가능한 반전이거니와 결말로 인하여 변화하는 동제의 모습에서 작품을 읽은 청소년들은 무엇을 느꼈을지 궁금해진다. 비단 청소년 소설로 출간되었지만 주인공이 열일곱 동제라는 것 외에 성인물과 다른점을 찾을 수 없었다. 장르적 재미와 청소년 소설의 교훈을 동시에 충족하는 작품이랄까.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와 근래 출간된 [1929년 은일당 사건기록]을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작품을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