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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장난감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상민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위험한 장난감 (2022년 초판)
저자 - 박상민
출판사 - 몽실북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28p
생생한 묘사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현직 의사이자 추리작가 '박상민'작가의 의료미스터리 신작이 출간됐다. 전작 [차가운 숨결]에서도 생생한 의료현장의 미스터리로 유니크한 매력을 선보였는데 이번 작품 역시 의사이기에 알 수 있는 병원 내 조직관계의 명암을 파고들고 생명이 오가는 의료현장의 급박함을 미스터리로 승화시키는 독보적 매력을 선사한다.
유명 대학병원 인턴 강석호는 시든 때도 없는 간호사의 호출과 과도한 업무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다. 오늘도 자신이 맡은 병동의 환자들을 돌보는 와중에 환자 생명이 위급한 코드블루 호출을 받고 달려간다. 석호가 갈려간 곳의 환자는 이미 심정지 상태. 석호가 심장 마사지를 하던 중 담당 심장외과 교수가 도착하여 가슴을 열고 직접 심장을 마사지 한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차도가 없었다. 결국 환자에게 사망선고가 내려진다. 이후 일상적인 인턴 활동을 하던 석호에게 날벼락이 떨어진다. 사망한 환자의 책임이 석호에게 있다는 것.... 심정지 직전 환자에게 중심정맥관 제거 시술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억울함을 느끼고 항의하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원인이 없다고 믿는 석호는 직접 환자 사망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현직 의사가 쓴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란 타이틀에 걸맞게 생생한 의료 현장이 눈에 보이듯 그려지는게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아무리 사전 조사를 해도 흉내내기 힘든 곳이 병원이 아닌가 싶다. 생과 사가 오가는 치열한 의료 현장. 그만큼 폐쇄적이고 전문적인 곳이기에 종사자가 아니라면 좀처럼 그려내기 힘든 곳인 것이다. 결국 메디컬 미스터리는 굉장히 희귀하고 일본이나 서양이 아닌 국내 미스터리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더욱 '박상민'작가를 주목 하게 된다.
픽션인 작품을 두고 현실성을 논하는 게 웃기긴 하나 종사자가 써내려간 작품은 남다른 무게감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작품은 폐쇄적이고 고질적인 의료계의 권위의식과 상하관계를 직접적으로 고발한다. 성격은 다르지만 읽는내내 [하얀거탑]이 떠올랐다. 하급자의 미래를 거머쥔 권력자 교수와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는 하급자들. 사회생활을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생사가 오가는 의료계에서 수많은 생명을 쌓아온 교수의 권력은 절대적이리라.
결국 인턴 강석호의 외로운 분투는 공고히 쌓여진 의료계 권력관계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과 다름없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자명한 사실. 코너에 몰린 석호가 어떻게 반격하는지가 작품의 주된 이야기이다. 답없이 수세에 몰린 석호를 기사회생 시키는 것이 표지에 그려진 소녀이니. 위험한 장난감으로 위험한 장난을 하는 소녀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결말부에서 밝혀지게 된다.
[차가운 숨결]에 이어 [위험한 장난]까지 독보적인 의료미스터리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박상민'작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본인이 알기로 출간예정 장편 하나가 더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차기작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