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법 1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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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법 (2022년 개정 2판 1쇄)

저자 - 야마다 무네키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애플북스

정가 - 15000원 * 2

페이지  - 408, 420p



* 제66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대상

* 제10회 일본 서점 대상 수상작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영생은 정녕 축복인가



흥미로운 SF소설이 개정판으로 새옷을 입고 다시 찾아왔다. 제목은 익히 들어왔던 작품인데 쏟아지는 신간들에 밀려 잠시 망각하고 있다가 이번 개정판으로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인류의 노화를 정복하고 죽지 않는 영생의 비밀을 밝혀낸 뒤 벌어지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기본 스토리이다. 노화와 죽음의 공포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인류의 근원적 공포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불로 시술로 죽음을 정복한다면 지상낙원이 펼쳐질까? 한정된 자원에서 정체된 세대의 지속은 종말을 고한다. 종말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에서 내놓은 법이 바로 백년법이다. 



불로의 시술 HAVI를 받은 후 백년이 지나면 강제로 안락사를 시키는 법안이다. 영원의 생명을 약속받은 이들이 백년법을 지지할리는 만무한 일. 설득하려는 자와 거부하는 자. 일본의 미래를 걸고 백년법 실시를 위해 몸바친 이들의 치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사는 백년법 실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백년법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정부 부처 홍보기구의 실장이다.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백년법의 실시는 불가피한 일이지만 이미 백년의 기한을 앞두고 있는 고위직 의원들부터 백년법의 실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결국 찬반 투표가 시행되고. 충격적인 결과에 유사는 다른 계획을 세우는데....


란코는 저소득층을 위해 3개월마다 로테이션 되는 생산직 업무를 알선하는 유니언에 소속되있다. 절친이었던 친구가 HAVI 수술을 받지 않고 자연사 했다는 소석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친구와 꼭 닮은 딸과 만나면서 백년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갇게 된다.


란코의 아들 니시나 겐은 HAVI를 받지 않은 채 자연 노화의 길을 선택한다. 백년법의 시행 이후 안락사 거부자들이 은둔해 사는 마을에서 함께 생활하던 겐은 충격적인 학살을 목격하는데....



불로의 시술이 가져오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불로 시술 이후 백년법의 시행이 가져오는 격변과 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그리는 SF작품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끝없는 정권. 이른바 독재정권의 유혹에 맞서는 유사를 통해 정치권의 긴박하고 치열한 암투를 그려내고, 일반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란코의 눈으로 대신하며 동시다발적 폭탄테러를 일으킨 테러리스트 아나타 도진이라는 캐릭터로 혼란에 빠지는 일본 사회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고령화가 만연한 일본사회에서 작가는 늙지 않는 세상을 꿈꾸었고 그로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무수한 사고실험을 통해 현실감 넘치게 그려냈다. 장르는 SF이나 음모와 계략, 암투가 난무하는 정치 스릴러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사린 가스를 살포했던 옴진리교의 교주가 떠오르는 테러리스트 아나타 도진의 실체와 대중의 공포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인물들의 음모가 한데모여 소용돌이 친다. 무너져가는 일본의 미래를 견인하는 이는 과연 누구일지.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으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누구나 꿈꾸는 소원이기에 더욱 간절하고. 그렇기에 생존제한법의 의미가 깊게 와닿는다. 자신의 수명에서 백년을 더 살 수 있다면.... 당신은 하루하루 죽을 날을 기다리며 백년 연장의 시술을 받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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