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애슐리 오드레인 지음, 박현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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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2021년 초판)

저자 - 애슐리 오드레인

역자 - 박현주

출판사 - 인플루엔셜

정가 - 15800원

페이지 - 412p



내 아이가 무섭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때때로 아이의 순수한 폭력에 공포를 느낀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작은 생물들을 찢어 죽이는 호기심 가득한 순수한 적의랄까? 그런 전혀 계산되지 않은 적의를 부모인 내게 들이 댄다면. 가족의 해체를 무릎쓰고라도 부모라는 이유로 나는 마냥 그 아이를 품어 낼 수 있을까? [푸시]를 읽으며 줄곧 들었던 의문이다.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소녀 바이올렛과 엄마 블라이스의 갈등. 손이 베일 정도로 날카롭게 벼려진 엄마와 딸의 격돌이 숨막히게 만든다.



내가 온 힘을 다해 세상 밖으로 밀어낸 아이 바이올렛. 바이올렛은 블라이스의 마음과는 달리 온힘을 다해 엄마를 밀어낸다. 아빠와 단둘이 살길 원하던 바이올렛은 아빠가 없는 사이 엄마에게 또렷한 적의를 드러내고 엄마는 그런 딸이 낯설기만 하다. 더이상 딸 아이를 품기를 포기한 블라이스는 남편을 종요하여 둘째 샘을 임신한다. 아들 샘을 출산한 뒤 엄마는 아들에게 온 정성을 쏟는다. 불안정하던 엄마의 심리도 안정을 찾아가며 가족의 평화가 찾아오는 듯 한다. 하지만 블라이스로선 전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데......



작품은 엄마 블라이스와 딸 바이올렛의 대치 뿐만 아니라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4대를 이어 내려오는 비극을 그려나간다. 

에타 - 세실리아 - 블라이스 - 바이올렛까지... 원치않는 아이를 임신하고 날개가 꺾인 엄마라는 이름의 여성의 비극사를 잔혹하게 그려나간다. 엄마의 무관심과 학대에 방치되어 성장한 딸들의 끊이지 않는 고통의 굴레. 블라이스는 이 고통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지만 바이올렛이라는 새로운 악마를 잉태하고야 만다.



엄마를 밀어내는 아이. 아이를 밀어내는 엄마. 제목 [푸시]는 아이의 출산을 의미하는 동시에 도저히 품을 수 없는 모녀간의 멀어진 사이를 의미하며, 아들 샘의 죽음의 비밀을 의미하는 중의적인 제목이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유아기 아빠를 두고 엄마를 경쟁자로 인식하는 딸아이의 행동을 목격한적이 있던 본인으로서는 이토록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딸 바이올렛의 행동이 이해되는 동시에 엄마 블라이스의 고통이 가늠되어 힘들었다. 더불어 여지없이 모녀의 갈등을 수수방관하고 나아가 바람까지 피는 남편의 부도덕함에 성질이 나더라. ㅠ_ㅠ



여성이 이끌어가는 심리 스릴러 답게 모든 상황은 블라이스를 정신병자로만 몰고 간다. 내 앞에서만 발톱을 드러내는 바이올렛은 어른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고 있는데 그 짓거리를 주변에 밝히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기대했던 본인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블라이스 그녀 역시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는 학대 피해자였기 때문이리라. 안타깝고 답답하다. 관심과 사랑을 폭력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바이올렛도, 그런 바이올렛을 품지 못하는 블라이스도....



아이를 키우던, 키우지 않던 모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엄마의 처절한 심리묘사가 절절하게 와닿는다. 블라이스는 바이올렛의 광기를 끊어낼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마지막 페이지에서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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