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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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스 (2021년)

저자 - 나가우라 교

역자 - 문지원

출판사 - 블루홀식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45p



미치도록 정교한 하드보일드



낯선이의 집에 침입한 남자와 여자. 

집주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두 남녀를 피해 바닥을 긴다.

서있던 남자는 도망치는 남자의 등에 가차없이 나이프를 찍어버리고.

그뒤로 집안에는 끔찍한 비명이 울린다.


다음날. 매스컴에서는 여러 여성들을 감금, 살해한 연쇄살인마를 살해한 전직 

경찰관의 체포 소식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쏟아지는 여러 기사들 어디에서도 함께 있던 여성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다.  



제목부터 이미 흥미를 유발한다. 살인자들. 살인자가 살인자를 단죄하는 길티플레저류의 작품인가. 우리는 일찌기 미드 [덱스터]를 통해 연쇄살인마의 치명적 매력을 경험한 바 있다. 법으로는 단죄할 수 없는 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단죄는 금단의 파괴적 쾌락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준다. 이 작품 역시 기본은 [덱스터]와 마찬가지다. 다만 '혼자'가 아닌 팀으로 구성된 '살인의 성자들'의 이야기란 점. 그리고 악을 악으로 멸하는 [머더스]의 득과 실을 모두 담고 있는 점이 눈여겨 볼만 하다.



'살인자들의 수사회의'

유년시절 벌어진 어머니의 자살과 언니의 실종에 줄곳 의문을 품어온 레이미는 학생시기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아무도 모르게 사람을 죽여온 상사맨 기요하루와 자살한 친오빠와 함께 의붓 아버지들을 죽인 현직 형사 아쓰코의 결정적 단서를 빌미로 협박한다. 어머니의 죽임의 비밀과 실종된 언니를 찾아 달라고 말이다. 그렇게 살인자들과의 기묘한 협력관계가 시작되고, 레이미의 언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위협들을 받게 되는데.....  



일단 극을 이끌어 가는 기요하루와 아쓰코는 틀림없는 살인마다. 특히나 기요하루는 원한관계가 아닌 주변인까지 가차없이 죽여버린 질나쁜 살인마이다. 정을 붙이려야 붙일 수 없는 나쁜놈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기요하루의 치명적 매력에 빠지지 않을수가 없다. -_-;;; 평범한 일반인의 신분으로 형사보다 더욱 날카로운 감과 센스를 발휘하는가 하면 동료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를 주는 진한 인간성. 이미 연쇄살인으로 공인된 격투술로 위기를 해쳐나가는 박력 등등등.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이대로 기요하루를 떠나보내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사실을 누구나 공감하리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형사가 된 아쓰코 역시 마음이 가긴 마찬가지. 이혼한 뒤 전남편과 딸의 재혼에 씁쓸해 하는 동시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불길속을 뛰어드는 격정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에 살인자였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이처럼 범죄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거대한 범죄조직과 사투를 벌이는 머더스들의 활약은 정의로 똘똘뭉친 사도들과는 또다른 종류의 쾌감을 안겨준다. 뭔가 더욱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쾌감이랄까. 



살인자를 살해하는 첫 장면을 시작으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줄기차게 머더스들의 향연이다. 쾌락살인,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살인, 타인을 지키기 위한 살인, 살인, 살인, 살인...... 수많은 살인들 속에서 어떤 살인에 더 의미를 두고 무게를 두게 될지는 독자들마다 다르리라. 하지만 그 어떤 이유라도 살인은 씻을 수 없는 죄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인듯 하다. ㅎㅎㅎ



등장인물들이 꽤 많다. 게다가 전개가 상당히 빠르다. 초중반 시점에서 살짝 정신을 놨더니 이름들이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스토리를 다시 정리하는데 애좀 먹었다. 하지만 후반부 액션씬 만큼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 읽어야 할 정도로 단연코 압권이다. 방송작가라는 작가의 전직이 이해될 정도로 일 대 다수의 폭발적 액션은 영화를 보듯 머리속에 각인된다. 미치도록 정교한 스토리와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액선의 하드보일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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