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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ㅣ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평점 :
프로젝트 헤일메리 (2021년 초판)
저자 - 앤디 위어
역자 - 강동혁
출판사 - RHK
정가 - 18500원
페이지 - 691P
[마션]의 앤디 위어가 돌아왔다
화성에서의 홀로서기에 나선 욕쟁이 과학자라는 신박한 설정으로 열렬한 SF덕후들의 지지를 받았던 [마션]의 '앤디 위어'가 돌아왔다. 후속작인 [아르테미스]가 있음에도 굳이 [마션]을 언급한 이유는 당시 [마션]을 접했을 때의 신선함을 이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신선함만 느낀 것은 아니다. 어느덧 세번째 장편이다. 게다가 700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의 하드SF이다. 데뷔작의 예상할 수 없던 기발함을 유지하면서 적지 않은 분량을 흥미를 유지한 채 이끌어 가야하며, 다양한 과학이론들을 논리적으로 적용하여 소위 말이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만 한다. 이 세가지 요소가 어디 하나 빠짐없이 믹스되어야 독자와 평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명작 하드 SF라 칭할 수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작가의 역작이라 말할 수 있을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사실 데뷔작의 엄청난 흥행에 부담이 된것인진 몰라도 후속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르테미스]가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앤디 위어'라는 이름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인데, 그런면에서 이번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다시금 [마션]의 느낌으로 회귀하여 좋았다. 대중들이 열광했던 포인트를 효율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우주에서 정체불명의 선이 금성으로 향하는 것을 천문학자들이 발견한다. 그들은 이 선을 페트로바선이라고 명명한다. 페트로바선이 발견됨과 동시에 태양의 밝기가 약간 줄어들었다는 것 또한 포착한다. 그렇다. 태양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태양의 활동은 변함이 없다. 다만 '무언가'에 열을 빼앗기고 있으며 그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구는 조만간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 얼어붙은 행성이 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예상. 지구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를 초월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후 페트로바선에서 시료를 체취한 과학자들은 빛 에너지를 식량으로 삼는 우주 미생물 아스트로파지를 찾아낸다. 자. 이제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저 우주로 날아가 아스트로파지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 엄청난 임무에 투입되는 히어로는 누구?
"아무래도 좆됐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마션]의 첫문장을 기억할 것이다. ㅎㅎㅎ 앞으로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는 이정도로 강렬한 첫 챕터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채 정신을 차린 '나' 그리고 내게 연거푸 2 더하기 2의 답을 묻는 AI로봇.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후로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들이 모여 '과거'가 완성되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범우주적으로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아주 이를 갈았나보다. 지구 종말을 배경으로 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광속 우주비행에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이벤트들, 낯선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 [마션]을 떠올리게 하는 극한의 우주에서 살아남기 등등등. 이건 뭐, SF뷔페인가. SF팬이라면 이중에 하나는 취향에 걸릴 수밖에 없으리라.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이 칠백페이지에 작가의 위트와 블랙유머가 가득 담겨 있는 점이다. 그런 위트가 자칫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을 팽팽하게 당겨주며 채찍질하는 듯 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먼 우주로 날아간 헤일메리호. 그리고 그 안에서 '아무래도 좆됐다'를 외치는 '나'의 고군분투기. 가장 이상적인 외계인과의 조우를 그리며 범우주적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비록 외모는 전혀 다르지만 최고의 프랜드와 함께 우주여행을 한 기분이다. 영혼의 콤비, 최고의 파트너와의 우정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페이지 마다 키득거리게 만드는 SF의 마술사 '앤디 위어'의 절치부심의 역작이라 평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