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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특공대 2 - 저주받은 아이들 ㅣ 상상 고래 14
차율이 지음, 양은봉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4월
평점 :

괴담특공대 2 : 저주받은 아이들 (2021년 초판)
저자 - 차율이
삽화 - 양은봉
출판사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62p
괴담특공대가 돌아왔다!!
울 첫째가 가장 좋아하는 책. 무려 4번을 반복해 재독했던 [괴담특공대]의 속편이 드디어 출간됐다. 2편의 출간소식을 접한 딸아이가 방안을 방방 뛰며 좋아하더니 2편을 손에 잡고 나흘만에 독파해버렸다. -_-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엄지를 척 치켜들며 "3편은 언제나와?"라며 묻는데 ㅎㅎㅎ '으...응... 아빠도 몰라....' -_-;;;;
초딩2학년의 마음을 이렇게 송두리째 빼앗아버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한국형 고스트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덕후인 아이의 눈에 [괴담특공대]는 너무나 취향저격의 이야기일 것이다. 초등학교에 전해내려오는 으스스한 14가지 괴담. 그리고 14가지 괴담이 드러나는 순간!!!!! 잘생긴 뱀파이어 소년 휘는 어떻게 될까? 가슴졸이며 책을 읽을 딸 아이의 마음이 눈에 선하다. '국내 최초 본격 호러 로맨스 동화'라는 타이틀에 어울리게 말괄량이 세리와 비밀을 간직한 뱀파이어 소년 휘의 풋풋하고 달달한 연애는 뭇 초딩소녀들의 애간장을 녹이리라. ㅎㅎㅎ 다시 예를 들자면 이런거다. [신비아파트]의 구하리와 최강림이 모험을 거듭하면서 사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다.
1편에 이어
휘에게 정체불명의 경고장은 계속된다. 사담초 14가지 괴담이 완성되는 순간. 휘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라는 내용의 쪽지에 휘는 심란해 한다. 한편, 화이트 괴담폰을 나눠 가진 세리, 태오, 보임이는 괴담폰의 힘을 빌려 자신의 능력(세리:구미호, 태오:가고일, 보임:캔타우로스)을 발휘하여 사담초에 출몰하는 귀신들을 격퇴하는데....
*신관·구관 괴담
괴담 5. 커터칼 소녀 괴담
괴담 6. 엄마 귀신 괴담
괴담 7. 화장실 괴담
괴담 8. 아픔인형 괴담
괴담 9. 피아노 괴담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괴담으로 만들어 교육적 효과를 꾀했던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소재로 다섯가지 으스스한 괴담을 창조해낸다. 첫번째로 만나는 괴담 커터칼 소녀 괴담은 아빠인 나도 익히 잘 알고 있는 [빨간 마스크]괴담의 변형이다. 이유없이 나타나 자신의 외모를 묻고 대답여하에 따라 상대의 얼굴에 치명적 상해를 가하는 악의로 똘똘뭉친 괴담. 이 끔찍한 괴담을 커터칼 소녀로 변형 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밤 12시 무용실 거울 앞에서 커터칼을 물고 이렇게 말한다. "커터칼 소녀야 내 소원을 들어줘." 이후 나타난 소녀에게 외모 컴플렉스를 말하면 어느새 컴플렉스는 씻은 듯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 괴담의 발동조건. 이후 괴담특공대를 통해 커터칼 소녀의 생각지도 못한 가슴아픈 사연이 이어지게 되는데.... 작가 차율이는 어느새 초등학교에도 깊숙이 자리잡은 외모지상주의와 성형에 대한 경계심을 [빨간 마스크]괴담에 접목한다. 지금 초딩이야 [빨간 마스크]를 모르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본인은 깜짝 놀랐다. 그 끔찍하기만 한 괴담을 이렇게 초딩용으로 따뜻하게 승화시켜버리다니...
두번째 엄마 귀신 괴담은 더욱 가슴아프고 아린 이야기를 담아 낸다. 혼혈인 것이 밝혀질까 두려워 동남아시아 출신 엄마를 거부하는 대한이의 이야기는 은연중 우리의 인식속에 박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과 피부색, 생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소외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떠안고 있는 아이들의 현실적 고민을 그려 낸다. 우리에겐 생소한 실제 태국의 귀신인 '크라슈'를 끌어와 무서우면서도 안타까운 감정의 소용돌이를 극대화 시키기도 한다.
세번째 화장실 괴담 역시 동화로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의 사회적 문제를 담고있다.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몰카문제를 괴담으로 녹여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쓰고 나니 이건 괴담의 탈을 쓴 초딩교육 동화가 아닌가!! ㅎㅎㅎ '이렇게 무섭고 끔찍한 걸 뭐하러 봐?'라며 나무라게 되는 괴담집이 아닌 어렵고 복잡한 현실의 문제들을 아이들의 눈으로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교훈적인 괴담 동화인 것이다. 뭐랄까. 전에는 없던 새로운 동화 장르를 개척했달까.
아이들이 좋아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비록 괴담이란 흥미요소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지만 막상 까보면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의 못 다 이룬 꿈들을 풀어주고 성불시키는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가슴까지 덥혀준다. 착한 괴담. 그래. 더 많은 아이들이 읽고 느끼도록 어른들이 권하게 되는 착한 괴담이 바로 [괴담특공대] 시리즈이다. 더불어 감성을 자극하는 양은봉 작가의 삽화는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아이의 이해를 돕는다. 그림이 뭔가 낯익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SNS 페친이더라는... ㅎㅎㅎ [심야 괴담회]등 국내 독보적인 공포 삽화로 존재감을 발산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괴담특공대]에서도 보게되어 반가웠다.
이제 14가지 사담초 괴담중 9가지가 열렸다. 남은 5가지 괴담과 대망의 결말은 3편에서 이어지리라. 이제 첫째 딸아이 뿐만 아니라 본인도 손꼽아 3편을 기다리련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