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2020 가을.겨울호 - 68호
계간 미스터리 편집부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계간 미스터리 2020 가을, 겨울 합본 특별호(68호) (2020년 초판)

저자 - 정명섭, 한이, 황정은, 홍선주, 공민철, 장우석, 홍성호, 한새마, 정가일, 조동신, 반대인, 이상우, 백휴, 오혜진, 홍정기, 전건우, 황세연

출판사 - 나비클럽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50p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 선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계간 미스터리 통권 68호이다. 지난호 부터 출판사 나비클럽에서 제작에 참여하면서 내실있는 내용과 함께 눈에 띄는 디자인이 잡지의 퀄리티를 한층 높이는 느낌이다. '젊은 소설가의 위험한 작업실'이라는 제목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정민호'작가의 표지인데 추리 소설하면 떠올리게 되는 다양한 이미지를 녹여낸 감각적인 그림이라 여겨진다. 



지난호에서 은둔하고 있는 추리작가들을 세상밖으로 나오라고 도모했다면 이번 호의 화두는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이다. 기존 작가들과 새롭게 등장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한 교전을 통해 추리 문학이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일까. 책을 여는 한국추리작가협회 한의 회장님의 출간사에 이어 '정명섭'작가님의 특별기고가 이어지며 치열하게 벌어질 추리 작품들의 경쟁이 성공적 이어져 질적 향상으로 모두가 윈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2020 가을겨울호를 펴내며
한국 추리소설 작가들의 세대 간 교전이 더욱 격렬해지기를


○ 특별기고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 어디까지 왔는가? / 정명섭
- 일본이나 서양 추리, 스릴러에 밀려 외면받던 한국 추리문학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날이 오기를!!


○ 인터뷰
* 한국 추리문학의 신진 고수를 만나다 / 공민철, 박상민, 한새마
- 세대교체를 이끌어 나갈 기대되는 고수 세 분의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나눈 기사이다. 읽는 것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는 휴머니즘 미스터리 작가 '공민철'작가와 현직 의사이자 메디컬 미스터리 작가 '박상민'작가, 그리고 본격을 써도 이야미스로 읽히는 이야미스 은둔고수 '한새마'작가까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밖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된다. 


공민철 - 시체 옆에 피는 꽃

박상민 - 차가운 숨결

한새마 - 계간미스터리 64호, 엄마 시체를 부탁해 

          미스테리아 28호, 죽은 엄마



○ 신인상
1. 가나다 살인사건 / 황정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ABC살인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세 명의 노숙자가 우연히 발견한 돈가방. 이들은 돈을 나누어 갖느니 차라리 보험에 가입하고 서로를 죽이자고 작당한다. 이른바 교환살인인 것.


2. G선상의 아리아 / 홍선주
트릭이 있는 추리라기 보다는 개인의 심리를 그려내는 싸이코 심리 스릴러에 가깝다. 부모로 부터 학대 받고 미쳐버린 이상심리 화자의 아슬아슬한 묘사가 그려진다. 


- 지난 20년 12월에 열린 한국추리작가 협회 총회에서 신인상 수상때 잠시나바 뵜던 분들의 작품을 읽으니 뭔가 동료애가 느껴졌달까. 동기 작가라고 할 수 있는건가. ㅋㅋㅋ 코로나 때문에 이야기 나누지 못해서 아쉬웠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다.



○ 중편소설
* 내일의 별빛 / 공민철
암으로 중환자실에서 죽음만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은 더이상 고통없이 죽여달라는 것. 아들은 고민에 빠진다. 아버지는 너무나 간절히 죽음을 원했기 때문에.... 그러던중 같은 암병동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나고, 자신의 고민들 들은 친구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여주겠다고 말한다. 대신. 아들도 누군가를 죽여줘야 한다는 것.

- 역시 교환살인이 소재인 작품이다. 다만 증오와 살의에 휩싸여 알리바이를 위한 교환살인이 아닌, 지극히 인간적이고 이해와 믿음이 뒷받침된 살인은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교환살인을 보여준다. 역시 휴머니즘 감성 미스터리랄까.


○ 단편소설
1. 특별 할인 / 장우석

만년필 덕후인 주인공은 당근마켓에서 엄청난 매물을 발견하고 흥분에 휩싸인다. 바로 직거래 약속을 잡고 거래장소에 나갔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판매자는 나타나지 않고.... 한껏 상기됐던 주인공은 실망한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던 주인공의 눈에 뭔가가 띄는데....

중고 직거래를 미스터리적 소재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덕후의 눈에만 보이는 해법의 열쇠가 공감이 가는 단편.
 

2. 약육강식 / 홍성호

딸과 같은 이름에 한때 딸아이와 친하게 지냈던 소녀가 모텔방에서 숨진채 발견된다. 그리고 소녀의 시체 옆에 목이 메여 죽어있는 남성의 시체까지.... 딸 아이의 친구였던 소녀의 죽음을 수사하던 경찰 아빠는 착하디 착하던 소녀가 가출하고 나쁜길로 빠져든 것도 모자라 죽음까지 맞이한 상황에 착찹한 심경인데....

- 범죄의 도구로 사용되는 소외된 이들의 실상은 가슴 아프다.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약자와 함께 하는 세상은 한없이 멀게만 보인다. 


3. 어떤 자살 / 한새마
다쓰러져 가는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중년 남성의 시체 한 구가 발견된다. 밧줄에 목이 졸려 죽은 시신. 누가봐도 자살한 것 같은 시체 옆에 아사하기 직전의 노파가 발견되고 급히 병원으로 실려간다. 집안은 밀실. 정황상 중년 남성의 자살로 보이는 이 사건에 르포기자가 조사를 시작하고, 쓰레기 더미 집에 집나간 딸이 있었음을 알아 내는데....

- 르포 형식의 구성으로 현실감을 높이고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본격 작품. 르포기자와 소녀가 밝히는 사건의 전모가 반전에 반전이 되어 미스터리의 묘미를 충족시킨다. 본격임에도 이야미스로 읽히는 추리계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진작가 '한새마' 작가의 작품.


○ 초단편소설
1. 고백 / 정가일
2. 크리스티 여사의 취미 / 조동신
3. 얼굴 마사지 좋아하는 여자 / 이상우
4. 운수 좋은 날 / 반대인
5. 선생님은 항상 너희 편이야 / 공민철

- 개개의 리뷰보다는 짧은 페이지 안에서 반전의 묘미를 끌어내는 엽편 미스터리의 재미가 가득하다. 딱 엽편 분량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는가 하면 좀 더 길게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엽편도 있었다.



○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 사유하는 추리소설가 혹은 추리소설가의 사유 / 백휴


○ 평론
* 영토 확장의 모험자들 - 서미애, 송시우, 박하익을 보다 / 오혜진
한국 추리의 주류라 말할 수 있는 여성 작가 3인방의 평론이다. 각 작가들의 작품과 간단한 줄거리, 감상들을 읽으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자극된다.


○ 리뷰
* 치명적 바이러스와의 공존 / 홍정기
- 본인이 참여한 코너이다. 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치명적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읽어볼 만한 추미스 작품을 선별했다. 


○ 미스터리 쓰는 법
* 어디서 죽이는 아이디어를 찾지? / 한이
- 직전 호에서 '김재희'작가의 추리소설 캐릭터 만드는 법에 이은 추리 작법 비기이다. 아이디어부터 소재와 트릭 만들기까지 미스터리 작가를 희망한다면 이 알찬 비기를 빠트리지 말 것.


○ 작가의 방
* 노트북만 있다면 세상 모든 곳이 작업실 / 전건우
- 호러,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인기 작가 '전건우'작가의 작가 이야기가 담겨있다. 전업작가로 접어들고서 아이디어 고갈로 고생한 경험담이나 난관을 극복하게 된 팁등을 볼 수 있던 코너였다. 


○ 프로파일링

* 사라진 돈다발 / 황세연
- 매호 빠짐없이 퀴즈를 던지는, 20년 황금펜상의 주인공 '황세연'작가님의 추리 퀴즈 코너. 역시 재미있다. 


○ 2020년을 보내며 - 장르문학 전문출판사 대상 설문조사
* 비대면 시대, 출판은 안녕하십니까?

-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장르전문 출판사의 20년 한해를 돌아보는 흥미로운 코너이다. 20년 가장 좋았던 작품. 아쉬웠던 작품. 21년 기대작과 추리 트렌드까지 각 출판사의 취향과 경향을 알 수 있는 코너였다.



본인도 리뷰 한꼭지로 참여하긴 했지만 역시 나만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68호였다. 21년에는 합본호가 아닌 4회로 출간할 예정인 [계간 미스터리]에 꼭 작품을 싣기를 희망하면서 리뷰를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