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월드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7
엄정진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레일월 (2020년 초판)_그래비티 픽션 17

저자 - 엄정진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6000원

페이지 - 419p



하드 스페이스 오페라



그래비티 픽션 열 일곱 번째 작품이 출간됐다. SF의 레전드라 불리우는 [링월드]와 [유년기의 끝]을 엿볼 수 있는 하드SF 스페이스 오페라의 출간이라니.... 처음 접하는 작가의 이름이 낯설어 작가소개를 봤는데 고전 SF의 번역가로도 활동하는 작가였다고 하니 해외 SF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쌓아온 내공을 쏟아낸 것인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호기심이 샘솟았다.



임라나 호의 선장은 우연히 우주공간에 한데 뭉쳐서 죽어있는 외계인의 시체 더미를 발견하고 그중 시체 한 구를 수거하여 뇌의 기억세포를 전뇌로 이식에 성공한다. 그렇게 인공생체로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외계인은 자신을 에우두 족이라 말하고 종족간 전쟁중 사망했다고 설명한다. 추가로 소원이 있으니 자신의 고향에 가서 뼛가루를 뿌리고 싶다고 요청한다. 선장은 외계인의 요구를 수용하여 시체더미가 우주공간을 유영한 좌표를 탐색하여 마침내 에우두 족이 살고 있는 행성을 찾아낸다. 다른 행성들 같은 구체가 아닌 사각형의 행성. 그리고 행성 표면을 메우고 있는 반사체. 가장 기이한 것은 행성이 우주로 뻗은 원형 선로위를 달리고 있었으니....


선장은 미스터리한 행성에 대해 [레일월드]라 명명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새롭게 조우한 외계 종족의 다양한 생활방식과 갈등(?), 레일월드 탄생의 수수께끼, 유한한 공간에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한 거주인들이 생존을 위해 벌여야만 하는 전쟁의 진짜 의미, 초지성체와의 조우 등등등. 작품을 읽어가면서 어느 지점에서 [링월드]와 [유년기의 끝] 혹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혹은 [에반게리온] 등을 떠올리게 되는지 확실히 알수있게 된다. 



하드SF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한다는 말에 납득이 되는 꽤나 세밀하고 장대한 스케일의 작품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건 무척이나 까다롭고 복잡한 작업인데, 행성 하나와 거주민들을 물리학에 맞춰 디자인 하는데 들인 노력들과 우주를 초월하는 초지성체와의 철학적인 문답들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SF던 판타지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건 흥미로운 일이다. 작가가 창조해낸 레일월드에서 겪는 좌충우돌 모험은 꽤나 장황하고 하드하지만 끝까지 페이지를 붙들게 만드는 흡인력을 보여준다. 뭔가 기존 SF들을 짬뽕시킨 클리셰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스페이스 오페라의 왁자지껄한 경쾌함과 난장스러운 분위기는 장르의 재미를 장착한 것 같았다. 작가가 기획중인 3부작의 첫번째 장편이라고 하는데 너무 가벼운 느낌도 있어, 차기작은 좀 더 다크한 분위기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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