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4년 9월
평점 :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2020년 중판 21쇄)
저자 - 미치오 슈스케
역자 - 김윤수
출판사 - 들녘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68p
내 친구의 시체를 부탁해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투명 카멜레온]과 [스켈리튼 키] 단 두편 밖에 읽지 못했다. 두 작품의 분위기는 전혀 상반되기에 작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마니아들에게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을 추천해 달라고 묻곤 한다. 그럼 거의 대부분이 이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을 꽂는다. 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작품. 바로 작가의 대표작이라는 말이다. 책의 출판정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09년 초판 1쇄를 찍고 중판을 거쳐 무려 31쇄를 찍어내다니... 11년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다는 말인가. 진정한 스테디셀러를 이제야 접하다니...허허허.
여름방학 종업식날 미치오는 결석한 친구 S에게 유인물을 전달하기 위해 S의 집을 찾는다. 미치오가 밖에서 아무리 S를 불러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집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다. S가 치우는 사나운 개를 지나 집안으로 들어간 미치오는 충격을 받는다. 목에 줄을 메고 자살한 끔찍한 S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치오는 그길로 S의 집을 달려나와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미치오의 담임은 미치오의 말을 듣고 경찰과 함께 S의집으로 달려간다. 그사이 집으로 귀가한 미치오를 찾아온 경찰과 선생님은 미치오에게 묻는다. 정말로 S의 시체를 봤느냐고..... 이미 S의 집에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는 것. 혼란에 빠진 미치오에게 거미 한 마리가 다가온다. 그리고 그 거미가 자신을 S라고 이야기 한다. 자신은 살해당한 것이며 자신의 시체 찾기를 도와달라고 말한다. 9살 미치오 그리고 3살 여동생 미카는 S의 환생인 거미를 들고 시체찾기에 나서는데.......
줄거리를 보면 알겠지만 소년 미치오는 동물이나 곤충등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초능력을 가진 아이라는 설정이다. 후반부에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순간 이 설정이 충격의 강도를 한단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머, 본인도 작품을 읽으며 캐릭터에 대한 위화감을 느끼면서 한 명정도는 맞췄으나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고 꼬아 놨다는 걸 깨달았다.
중심되는 사건은 크게 두,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S의 죽음과 시체 실종.
S가 죽기전 입에 비누를 문 개나 고양이의 시체가 빈번하게 발견된 사건.
담임 선생님의 수상한 행동.
동생 미카만을 편애하는 엄마의 행동.
등등등.
진실과 떡밥이 아주 교묘하게 얽혀 있어 한치 앞도 예단할 수가 없는 작품이다. 하긴 워낙 사건 자체애 대한 정보를 꽁꽁 싸메두고 조금씩 푸는 탓에 작가의 의도대로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점도 있겠지만 작품 전반에 깔려있는 우울감과 암울함은 줄곳 유령처럼 독자를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결국 이 작품에 나오는 모두가 어딘가 혹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고 피를 줄줄 흘리는 관계에서 도태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그들의 싸이코패스 같은 기행들이 아주 약간은 이해가 되는 면도 없잖아 있었다.
물론 본인도 미치오의 심리를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듯 하다. 이들의 심리를 100% 이해한다면 충분한 공감으로 더욱 재미있게 볼 지도 모르겠다만 만약 정말로 100%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_-;; ㄷㄷㄷ 9살의 소년이 주인공이기에 답답한 면도 있고 역동적이라기 보단 잔잔하게 흘러가는 작품이다. 다만 9살이라고는 보기 힘든 소년의 심리와 주변사람들의 혼란스러운 심리가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이 좋았던 작품으로 서늘한 심리묘사, 이야미스, 한번 빠지면 매혹되는 매력적인 문체등 이 작품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힐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31쇄나 나온 만큼 본인 빼고 미스터리 마니아라면 대부분 읽은 작품일 것 같지만 말이다....ㅎㅎㅎ 더불어 엄밀히 말하자면 책 표지도 스포일러다. -_-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