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트릭의 모든 것
니타도리 케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술트릭의 모든 것 (2020년 초판)

저자 - 니타도리 게이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347p



지금까지 이토록 발칙한 서술트릭은 없었다



오로지 책으로만 가능한 미스터리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하위장르 그게 뭐냐하면 바로 서술트릭이다. 하여 서술트릭을 쓰는 작가는 무조건 독자를 속여야 하며 독자는 작가가 숨기고 있는 포인트를 찾아야만 트릭을 맞출 수 있는 심리적 두뇌 싸움이다. 작가는 자신의 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짓을 사실인양 조작하기도 한다. 그래서 페어와 언페어 같은 공정성 논란이 이는 장르이기도 하다. 기가막힌 서술트릭을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본인도 독자들에게 회자되는 여러 서술트릭 미스터리들 [살육에 이르는 병], [성모],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가위남] 등을 읽어봤는데 장편이라는 길고 긴 호흡을 끌어가면서 막판에서야 반전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이 서술트릭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할지 도저히 감조차 오지 않을 정도. 



그런데 그런 지대한 공을 들여야 하는 서술트릭 장르에 전대미문의 도전장을 내민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이 책의 저자 '니타도리 게이'이다. 응? -_-;;; 웬 듣보잡인가 싶은데.... 처음 듣는 작가의 처음 만나는 스타일로 완성한 7편의 서술트릭은 진정 매력적인 [서술트릭의 모든 것]을 선사한다. 


자. 작가의 서술 농간에 맞설 준비가 되었는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작가의 트릭을 깨부수자!!!



1. 독자에게 던지는 도전장 

저자는 이 도전장을 통해 친히 단편들의 서술트릭을 간파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 이 얼마나 독자를 우습게 보는 발칙함이란 말인가! 그래서 본인을 이를 갈고 작가의 도전장에 맞서 보기로 했다!



2. 뻥 뚫어주는 신 

여자 화장실 변기가 막혔다. 변기가 막힌줄도 모르고 양변기의 레버를 내린 변기는 물이 차고 올라 화장실 바닥까지 흥건히 적셔버렸다. 이를 발견한 청소 아주머니는 화장실 입구에 화장실 사용불가 종이를 붙여놓았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찾은 화장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적이지 않은가!!!!! 청소 아주머니는 깨달았다. 화장실의 신. 뻥 뚫어주는 신이 도움을 준 것이라고......그리고 탐정 벳시 씨가 나타나 뻥 신을 추리 하는데.....



3. 등을 맞댄 연인

대학생 히카루는 어느날 우연히 같은 대학에 다니는 여동생 동기인 시오리의 SNS에 게시된 사진을 보고 감각적인 사진에 매료된다. 그리고 오로지 사진만으로 시오리를 사랑하게 되고, 시오리는 우연히 동기의 오빠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린다. 좀처럼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던 두 사람은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그때 벳시 씨가 나타나는데....


 
4. 갇힌 세 사람과 두 사람 

권총 강도 3인에게 붙들린 탐정 벳시 씨와 조수. 서로를 의심하며 서로에게 총질을 해대는 카오스 상황에서 벳시와 조수는 무사 할수 있을 것인가.



5. 별생각 없이 산 책의 결말 

조수는 심심하던 차에 얼마전 구입한 추리 소설을 탐정에게 설명하고 범인을 맞추라고 말한다. 그렇게 조수는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벳시는 이야기의 범인을 맞출 수 있을까?



6. 빈궁장貧窮莊의 괴사건

다국적 학생들이 하숙하고 있는 유명장에서 중국인 학생이 소중하게 보관중이던 '하이셴'이 분실된다. 그리고 유명장에서 묵고 있는 여러 학생들이 용의자로 거론되고, 그들은 모두 알리바이가 있는 상황. 역시 느닷없이 나타난 탐정 벳시 씨는 '하이셴'을 훔친 범인을 추리 하는데.....


 

7. 일본을 짊어진 고케시 인형 
일본 각지의 유명 동상들에다가 복구 불가능한 장난을 치는 (뱅크시 같은) 행위예술가가 등장하고 전직 일본 고위급 정계 간부가 탐정 벳시 씨를 찾아와 예술가를 붙잡아 달라는 의뢰를 한다. 이에 벳시와 조수는 행위예술가를 잡기 위해 사이카와로 향한다. 6.7미터의 인형을 불철주야 감시하지만 벳시와 조수가 보는 앞에서 인형의 얼굴에 기괴한 장난을 성공한 예술가.....



8. 작가 후기 



도전장을 받고 불타올랐지만 작가의 트릭을 정확히 맞춘 작품은 없다. 크흑!... 다만 정확한 트릭을 간파한 건 아니지만 이런 트릭을 썼을 것 같다고 예측한 게 2번과 3번 정도.... -_-;;;; 서술인줄 알면서 봐도 역시 맞추긴 어렵더라. 그리고 한마디 더 말하자면 이 책 자체가 대망의 7번 단편을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떡밥의 장이란 것이다. 탐정 벳시가 각 단편에 등장하는 만큼 옴니버스식 단편집이라 봐도 무방하다. 각 단편도 그렇거니와 7번 단편, 작가 후기까지 보면서 다소 황당한 바카미스의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동안 잔혹한 배경의 서술트릭만 봐왔다면 이 작품집의 서술트릭들은 살인 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코지 서술트릭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다양한 서술트릭의 묘미를 위해 밀실, 부제증명, 심리 트릭등의 요소도 함께 녹여냈으니 서술트릭 뿐만 아니라 일본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작가의 도전에 응해 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가벼움 보다는 [살육병]같은 잔혹 설정을 좋아하지만 워낙 전대미문의 신선하고 신박한 설정이었기에 나 역시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ㅎㅎㅎ 뭐랄까. 기존 미스터리의 형식을 비틀고 깨부수는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나 [미스터리 아레나]처럼 발칙한 작품이라 생각하면 될듯하다. 나도 기똥찬 서술트릭 하나 써봤음 좋으련만...ㅠ_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