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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를 죽였다 ㅣ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평점 :
내가 그를 죽였다 (2019년 개정판 1쇄)_가가형사 시리즈 5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4000원
페이지 - 415p
이번에는 네 명이다.
다섯번째로 만나는 가가 형사 시리즈 작품 [내가 그를 죽였다]이다. 직전작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로 쏠쏠한 재미를 봤는지 이번에는 좀 더 판을 키워 비슷한 작품을 써냈나보다. 두 명의 용의자의 엇갈리는 증언에서 범인을 찾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3명의 용의자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에 가가를 제외한 이 판의 주역 4명이 모인 자리에서 가가형사의 기상천외한 추리극이 펼쳐진다.
인기 소설가이자 플레이보이 호다카는 인기 시인인 미와코와의 깜짝 결혼을 발표한다. 결혼 며칠전, 호다카의 집에서 호다카를 포함, 호다카의 기획사를 운영하는 스루가, 미와코의 친오빠 간바야시, 미와코의 편집자 유키자사가 모인 자리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미와코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창 밖에서 뜻밖의 인물과 마주한다. 호다카의 숨겨둔 애인 준코가 그의 집을 찾아온 것. 실은 호다카가 미와코와의 결혼을 이유로 준코를 매몰차게 차버렸던 것. 하지만 호다카는 준코를 다시 한번 야멸차게 떨처낸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식 당일......
호기롭게 버진로드를 입장하던 호다카는 거품을 물고 그자리에 쓰러져 즉사하는데.....
천하의 몹쓸놈 호다카의 죽음.
미와코와 근친상간을 해오던 친오빠 간바야시
짝사랑 하던 준코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스가루
호다카의 엑스걸프렌드 유키자사
그리고 비운의 신부 미와코까지.....
호다카를 죽인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작품은 간바야시, 스가루, 유키자사 3명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3명 모두가 호다카에게 살의를 갖고 있었으며 자신의 손으로 호다카를 죽였음을 확신하고 있다. 독자는 가가와 함께 자신을 진범이라 믿고 있는 이들의 실수를 찾아내고 숨겨진 진범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번 미스터리의 중요한 키는 바로 호다카가 죽기 직전 먹었던 비염약이다. 독이 든 비염약을 먹고 즉사한 호다카의 약 케이스(필 케이스)에 누가 독약을 넣었느냐가 진범 찾기의 핵심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초반부터 이런저런 떡밥을 준비하고 독자들을 낚을 준비를 한다. 사실 비염약이 든 약병의 12개의 알약. 약병에 남아있는 약병의 약 갯수. 여러 사람의 손을 탄 필 케이스 등. 작품을 읽으며 하나 하나 메모라도 하지 않는 이상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점에서 전작보다는 좀 더 복잡하고 본인은 애초에 범인을 찾으려는 의지가 꺾였달까..ㅎㅎㅎ ㅠ_ㅠ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듯 말하는 그 한마디가 범인을 찾아낼 키워드로 등장하니 400페이지를 이잡듯이 정독해야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것이다. 이게 단편이라면 시도는 해보겠지만 이렇게 두꺼운 본문을 일일이 신경쓰기엔 본인의 집중력이 너무나 낮다...ㅠ_ㅠ 하여 결말은 또 네이버 검색을 이용했다만.....-_-;;;;
좌우간, 검색신공을 이용해 범인의 정체와 트릭을 알아냈다만,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면 조금 고개가 갸웃 거려진다. 이게 정말 페어라고 할 수 있는건지 말이다. 범인의 범행을 하기 전의 위장공작은 불필요한 공작이었고, 트릭 역시 왜 기존 지문을 남겨뒀던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아예 지문에 신경을 안썼던 것도 아니고 말이지..... 반전을 위해 억지로 비비꼬아 놓은 느낌이라 명쾌함 보다는 찝찝함이 남는듯 했다. 그럼에도 군더더기 없는 가독성 높은 문장은 역시 게이고라고 생각될 정도로 페이지를 붙들고 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