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 1 : 수살우체국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2
고타래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포스트 맨 1 : 수살우체국 (2020년 초판)_그래비티픽션12

저자 - 고타래

출판사 - 그래비티북스

정가 - 19000원

페이지 - 643p



수살면 우체국에는 그가 있다



국내 SF를 꾸준히 출간해오고 있는 그래비티북스의 열 두번째 작품이 출간됐다. 육백페이지가 넘는 볼륨인데도 Vol.1이란 넘버링이 붙은 육중한 분량의 작품. [포스트 맨] 1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살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는 주부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물론 이 주부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집배원은 아니다. SF 얼반 판타지라는 장르. 집배원인 동시에 생각지 못한 이중직업을 가진 인물. 베일에 쌓인 집배원 주부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살면 우체부인 주부길은 매일 같이 최고 속도 90키로인 오토바이를 타고 비탈진 산길로 이루어진 수살면을 달린다. 바닥에 널린 뱀을 밟을까 전전긍긍하고, 오토바이 소리만 들리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강아지 새끼들을 피해.... 고단한 집배원 생활에서도 가슴에 깊숙이 품은 그것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 간다. 가슴에 품은 사표? 절대 NO! 12명의 명인들에게 받은 명품 단검이 그것이니.... 주부길은 집배원인 동시에 프로페셔널 킬러였던 것이다......



그냥 킬러도 아니다. 정부의 비밀 실험으로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교합된 휴니멀이었으니. 주부길은 늑대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비밀 요원이다. 자. 그럼 킬러의 적이 존재하는건 당연지사. 인간들의 눈을 피해 암약하고 있는 뮤턴트 돌연변이가 주적이니 집배원 주부길과 정체를 숨기고 사는 돌연변이들과의 치열한 격투와 사투가 벌어지는 것이다.



작가는 실제로 3년간 벽오지에서 집배원 생활을 한 찐 집배원이란다. 당연하게도 작품에는 작가의 실제적 경험이 엄청나게 녹아있다. 오토바이로 뱀을 밟아 터트리거나 강아지에게 종아리를 물리는 이벤트들은 아마도 실제 혹은 동료들이 겪었던 사례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 집배원은 마을 사람들의 숟가락, 젓가락 숫자까지 꿰고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것 같다. 마을 사람들의 상황과 속내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집배원이야 말로 평범한 사람들 속에 숨어있는 돌연변이 괴물들을 찾아내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닐까? 의뭉스러운 성격으로 쉽게 사람들과 얽혀들지 못하는 주부길과 어딘가 속내를 감춘 마을사람들과의 이야기는 숨은그림 찾기를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페이지는 굉장히 많은데 읽다보면 대여섯개의 문장으로 끊어치면서 묘하게 속도를 높이는 구성을 사용하는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긴 길다. 개인적으론 의미 없는 엑스트라 겪의 주변 사람들과 반복되는 문장, 이벤트들을 쳐내고 좀더 본론에 집중하는 편이 몰입에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의 말에 앞으로도 이 시리즈를 이어나가면서 6편까지 써낼 정도로 할 이야기가 많다고 하는데 그걸 전부 다 때려박으려 하지는 말아줬음 하는 바램이다. 아직은 비밀을 간직한 킬러 주부길과 그의 친구 고타래 등 흥미로운 캐릭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돌연변이 사살 지령을 내리는 우체국 본부나 속내를 감추고 있는 본부 직원등 본격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2편에서는 좀 더 빠른 전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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