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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면도시 Part 1 : 일광욕의 날
김동식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4월
평점 :
월면도시 PART1 : 일광욕의 날 (2020년 초판)
저자 - 김동식, 정명섭, 김선민, 홍지운, 김창규, 최지혜
출판사 - 캐비넷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21p
새로운 SF 앤솔러지의 등장
각 단편에 미지의 편의점을 등장시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냈던 앤솔러지 단편집 [어위크]로 재미를 솔솔히 봤나보다. 이번엔 아예 작정하고 거대한 스케일과 치밀한 설정으로 중무장한 SF 앤솔러지를 들고 나왔으니 말이다. [월면도시 PART 1]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달 표면의 도시라는 SF적 설정에 아무도 실체를 모르는 일광욕의 날을 주제로 6명의 작가들 각자의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데 그 여섯가지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이 이야기들이 모여 월면도시 첫번째 파트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파트 1에서는 일광욕의 날에 대한 무수한 떡밥을 던지고 끝이난다. 이러면 파트 2를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허허허....
2109년, 달은 지구로부터 독립한다. 그리고 달에서는 사람들이 둘로 분열되 팽팽하게 맞선다. 지구의 편에 선 사람들과 달의 편에 선 사람들의 대립. 결국 전쟁이 발발하고, 일광욕의 날이라는 끔찍한 사건 이후 달의 편에선 사람들이 주도권을 거머쥔다. 그렇게 전쟁은 끝이 나고 권력을 거머쥔 센트럴이 달의 도시를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데....
1. 재현 - 김동식
언제부턴가 몸안의 피가 전부 빠져나간 시체가 발견되고, 이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이 파견된다.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해 조언을 얻고자 월면에 가장 오래살았고 유서깊은 가문을 찾은 조사관은 가문의 사람에게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되는데....
-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가 달이라는 곳에서 펼쳐진다면 그것마으로도 새롭게 보여질 수 있는것 같았다. 지구에서 건너와 월면에드리우는 불멸의 공포.....
2. 진시황의 바다 - 정명섭
암석을 채취하기 위해 무수히 파놓았던 지하 동굴에서 동굴 입구를 막은 이후 20년 만에 생체 신호가 포착된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과 안드로이드 종교학자등 여러명과 갱도에 들어간다. 조사관은 담당자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사실 지하 갱도는 암석을 체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불로초를 찾기위해 파놓은 동굴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를 믿지 않던 조사관은 갱도의 끝에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하는데...
- 역시 역사 팩션의 귀재는 역사와 미래접목하여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구나. 월면에서 펼쳐지는 진시황의 불로초 찾기는 그것만으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과연 빛과 공기 없이 20년 동안 살아남은 불사의 존재는 누구인가?
3. 제 13호 - 김선민
땅속에서 발견된 고대 열차. 이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이 파견된다. 조사관은 열차의 문을 따고 들어가고 이 열차가 일광욕의 날과 관련된 열차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 이 단편에서 일광욕의 날에 대한 주체와 단서가 조금 제공된다. 크툴루 같은 코스믹 호러가 연상되는 우주 공포물이었다.
4. 하드보일드와 블루베리타르트 - 홍지운
- 인간보다 토끼 수인이나 악어 수인이 등장하는 단편이다. 보면서 [도로헤도로]의 악어인간 혹은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곰인간이 떠올랐다.
5. 가마솥 - 김창규
월면 감옥에 입소한 의문의 사내. 이 사내가 최악의 감옥에 입소한 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사내는 폭탄 테러로 잡혀들어온 입소자에게 다가가 편지한장을 건네는데...
- 수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차일드라 불리는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일광욕의 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자손에게서 발현되는 초능력.....그리고 사내의 정체.....[X-man]이 떠오르는 초능력 SF 단편이었다.
6. 예약 손님 - 최지혜
문차일드 삼 남제를 찾아온 의문의 두 사람. 두 사람은 자신을 외계인이라 밝히고 삼 남매에게 새롭고 신기한 세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우연히 외계인의 실체를 목격한 둘 째는 경계심을 갖기 시작하는데....
- 멸망당했으라 생각했던 지구의 비밀. 그리고 문차일드와 외계인의 정체는....
단편들이 거듭되면서 거대한 월면도시의 세계관이 정교하게 맞물려지고 비로소 부제 일광욕의 날에 대한 파편들이 짜맞춰지게 된다. 물론 완성된 퍼즐은 아니다. 아직은 구멍이 숭덩숭덩 나있어 어떤 그림인지 알아볼 수는 없다. 이 퍼즐의 그림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는 출간될 [월면도시 PART2]에서야 속시원히 알 수있으리라. 부록으로 실린 월면도시의 연대기와 각 도시의 스케치를 본다면 이 월면도시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SF와 공포로 한가닥 하는 작가들의 콜라보가 독특한 설정과 합쳐져 무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풀어놓은 떡밥들을 회수할 2편이 빨리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