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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키드 - 2020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ㅣ Wow 그래픽노블
제리 크래프트 지음,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4월
평점 :
뉴키드 (2020년 초판)
저자 - 제리 크래프트
역자 - 조고은
출판사 - 보물창고
정가 - 16000원
페이지 - 249p
우리. 모두. 함께.
소시적 좋아했던 [뉴 키즈 온 더 블록]이 떠오르게 하는 제목의 그래픽 노블이 출간되었다. 표지 하단의 '2020 뉴베리 대상'이라는 금박 글자가 자랑스럽게 박혀 있다. 장르 소설상만 줄곳 봐오던 본인에겐 다소 생소한 상이지만 영미권에서 아동 문학상으로 역사깊은 유명한 상이며, 상이 시작된 이래 백 여년 만에 그래픽 노블이 이 뉴베리 대상을 수상하는 돌풍의 핵심이자 역사를 새로 써낸 작품이라고 하니 자연스레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겼다.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있어 그래픽 노블 만큼 적절한 포멧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이는 아니지만 중년 늙은이 본인 역시 낯선 환경에 떨어진 초딩 고학년 조던의 혼란스러운 학교 적응기에 적지 않게 공감하고 소년의 당찬 발걸음에 나도 모르게 응원을 보냈던 것 같다. 작품이 그리고 있는 주제가 단지 아이들의 생활하는 학교라는 사회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별다른 생각없이 저지를 수 있는 일들이기 때문에 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작품이 너무나 유익하다고 느끼게 된다.
너, 나, 그리고 모두.
생김새가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출신지가 다르고
부모님의 직업이 다르지만
모두 다 존중 받고 동등한 구성원이라는 것.
그것이 [뉴 키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선입견 없는 차별 없는 세상.
우리 아이들이 있는 학교에서 만큼은
필수적 요소가 아닐까.
조던은 만화그리기를 좋아하는 아프리카계 초딩 소년이다. 아주 우연한 기회로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사립학교에 전학가는 기회를 얻게 된다. 정든 친구와 헤어져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 마냥 두렵지만 조던은 용기를 낸다. 학교 생활을 안내하는 동급생 리암과 함께 학교에 등교하고 어마어마한 규모와 잘 갖춰진 시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하루 하루 생활해 갈수록 동네와는 다른 불편함이 자리잡힌다. 피부색이 밝은 아이들의 따가운 시선, 백인계와 유색인종 간의 확연히 다른 체육복과 도구들, 선생들의 차별적 대우들....그런 차별과 불합리함 속에서 조던은 무사히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학교에서 한 없이 작아져 버린 조던....
과연 적응 할 수 있을까?
만화를 보면서 뼛속 깊이 박힌 미국의 인종차별적 시선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한국은 그래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 내린다. 물론 요즘은 다문화 정책에 의해 어렵지 않게 외국인을 보기도 한다만 전세계 인종이 모여 있는 북미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이기도 하고 우리 역시 동양인의 설움을 알고 있는 만큼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는 몰지각한 사람은 적지 않나 생각된다. 그보다는 빈부격차가 꽤 쓰라리게 가슴을 후벼팠다. ㅠ_ㅠ 학교에 다니면서 메이커 옷과 운동화 대신 짝퉁을 입었던 본인으로선 소위 있는 자식들에게 주눅들 수 밖에 없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남들 하는 만큼 해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때 느끼는 박탈감과 미안함을 느끼고 있는 처지라 작품 속에서 조던의 아빠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너무나 와닿았던 것 같다.

세상은 이미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컷이다. 웃픈 장면이랄까...
구구절절 본인 경험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정말 학교 생활을 했다면 고민했을 법한 이야기라 아이던, 어른이던 쉽게 빠져드는 작품인 것 같다. 그리고 차별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착하고 좋은 작품이다. 교훈적이지만 강요하지 않고 천진한 아이들의 용기와 기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 해주는 작품. '뉴 베리 상'인지 뭔지...그거 충분히 탈만한 작품이었고 내 아이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