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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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2019년 초판)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하빌리스

정가 - 13800원

페이지 - 292p



자나깨나 안전운전



지난해 2018년 국내에서는 총 217,14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로인해 3,781명의 사람들이 숨졌다. 일일당 약 59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매일 10명씩 목숨을 잃었다는 말이다. ㄷㄷㄷ 결국 그만큼 우리는 높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매일마다 거리에서, 또는 도로에서 목숨을 내놓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수 천만대의 자동차가 팔려나갔고 이 좁은 땅덩어리에 그 자동차들이 복작대며 달려대니 빈번한 교통사고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 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던, 우리 생활가 땔레야 땔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지닌 자동차 그리고 교통사고를 소재로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단편집이 재출간되었다. 발표된지 무려 30년이 지나서도 다시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읽힐 수 있는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교통사고로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재라는 이유도 있지만 강산이 세 번 변하는 세월을 뛰어넘는 작가의 세련된 추리적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풋풋했던 그러나 꼼꼼하고 매력적인 반전으로 이야기를 주무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놓칠 수 없는 대표작이라 부르고 싶은....[교통경찰의 밤]이다. 



1. 천사의 귀

심야.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경차의 추돌로 경차 운전자가 사망한다. 승용차 운전자는 파란색 신호등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상황. 교통경찰은 경차에 동승했던 여성에게 상황설명을 듣기 위해 찾아가고. 이내 낙담한다. 조수석에 앉은 여성은 눈이 보이지 않는 맹인이었던 것. 그러나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증언을 시작하는데..... 



2. 중앙분리대

앞서던 트럭이 중앙분리대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고 크게 방향을 돌린다. 관성에 기우뚱한 트럭은 이내 중심을 잃고 쓰러져 중앙분리대에 처박히고, 뒤이어 도로에 불법정차되있던 아우디 승용차가 사고현장을 벗어난다. 트럭운전자는 병원에 실려갔으나 사망하고, 교통경찰은 불법 정차되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찾아 나서는데....



3. 위험한 초보운전

퇴근하던중 지름길은 시골길을 달리던 남자는 앞서가는 승용차 때문에 화가난다. 초보딱지를 붙이고 거북이 처럼 기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짜증이 난 남자는 앞서가는 승용차 뒷범퍼에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 상향등을 연사하고, 남자의 위협에 겁을 집어먹은 초보운전자는 속도를 높인다. 어느새 추격전이 되버린 두 승용차. 쫓고 쫓기던 공방속에 앞선 승용차가 커브길에서 미끄러져 논두렁에 처박히고 마는데.....



4. 건너가세요

길가에 불법으로 차를 주차하고 사당에 다녀온 커플은 세워뒀던 차를 누가 긁고 지나간 것을 발견한다. 화가 난 남자는 경찰에 신고 하지만 경찰은 불법주정차를 한 남자 역시 책임이 있다며 무시한다. 그리고 며칠뒤 걸려온 한통의 전화. 전화속 남자는 자신이 차를 긁었으니 수리비를 배상해 주겠다는 것.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남자는 상대방과 만날 약속을 잡는데...



5. 버리지 말아 줘

도로에서 창문을 열고 차를 달리던 예비 신혼부부 커플.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친이 비명을 지른다. 눈을 감싼 손 사이로 흘러내리는 피. 급히 병원에 가지만 여친은 한쪽 눈을 실명하고, 남자는 조수석 바닥에서 캔커피를 발견한다. 앞차에서 던진 캔을 맞고 실명 당한 것. 분노한 남자는 앞서던 차를 찾겠다고 마음 먹는데....



6. 거울 속에서

10년 무사고 경력을 자랑하던 마라톤 감독이 달려오던 스쿠터를 쳐 사고가 나고 핼멧을 쓰지 않은 스쿠터 운전자는 사망한다. 현장을 조사하던 교통경찰은 사고와 다른 스키드 마크에 의문을 품는데.....



제목은 [교통경찰의 밤]이지만 여섯 가지 이야기 모두 교통경찰이 주역은 아니다. 물론 사고 역시 밤에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ㅋ 여섯 편의 단편중 1, 2, 6번은 교통경찰이 주역인 이야기이고 3, 4, 5번은 운전자가 주역인 단편들이다. 사고를 내고 무죄를 주장하는 파렴치한들을 속시원히 잡아주는 1, 2, 6 이야기기도 좋지만 (1번은 이야미스라 예외로...) 개인적으론 3, 4, 5번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 초보딱지를 붙이고 정속 주행하는 운전자에게 과도하게 달라붙어 위협하는 자칭 배태랑 운전자들의 행태(3번), 불법 주정차 때문에 불을 못꺼 이제는 법까지 뜯어고쳐 주정차를 밀어버리고 갈 수 있게 만들 정도로 지긋지긋한 문제인 거리의 불법 주정차 문제(4번), 달리는 차안에서 쓰레기를 집어 던지는 위험천만한 행위(5번)까지....평소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생활과 밀접한 소재들이고 자의던 타의던 그때문에 불편을 겪은일들이 떠올라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소재도 소재지만 이 무법자들을 나름 단죄(?)하는 이야기라 더 좋았던지도....



사실 1980년대, 발표시기가 시기인만큼 작품에서 그려지는 상황은 지금의 사정과는 사뭇다르다. 지금이야 자동차 블박과 교차로마다 설치된 CCTV로 교통사고의 과실비율이나 사고유발자를 손쉽게 가려내지만 80년대에 그런게 어디 있었겠는가...오로지 도로위에 그려진 스키드 마크와 목격자의 증언으로 결판이 나던 시기였던지라 약간은 답답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의 다이나믹함이 살아있달까?..ㅎㅎ 이건 팔, 구십년대를 직접 경험했기에 느낄 수 있는 재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일본 미스터리의 재미와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게이고'의 작품중 정말 재미있게 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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