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머린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서브머린 (2019년 초판)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현대문학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32p




죄를 짓는 다는건 서브머린 같아.

시간이 지나 잊혀진 것 같다가도 잠수함 처럼 수면위로 떠올라 상기 시키거든.



[칠드런] 이후 12년 만에 진나이와 무토 콤비가 돌아왔다. 라지만 아쉽게도 [칠드런]을 보지 못한 관계로 본인에겐 처음 접하는 콤비의 작품 [서브머린]이다.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캐릭터라고 꼽는 진나이는 상당히 괴짜스럽고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였다. 할말은 거침없이 내뱉고, 특유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케세라세라'식의 태도는 자칫 개인주의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언뜻 언뜻 비춰지는 내면의 따스함이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그야말로 괴짜 츤데레였다. 이게 맞는 비교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보기엔 권투 만화 [더 파이팅]의 마모루 같았달까...-_-;;; 타인의 눈치를 보지않고 거침없이 살아가는 탕아였다.



"제 직장 상사 중에 자신만만하고 뭐든 할 수 있다는 태도에, 사방에 민폐만 끼치는 사람이 있는데요.
지기 싫어하고, 이상한 데 집착하고, 억지만 부리고. 입버릇은 귀찮아, 인데
일전에는 건방진 고등학생을 옥상으로 끌고 올라가서 다섯 시간쯤
억지로 기타 연주를 들려줘서 결국 울려 버렸어요."
_60p



진나이와는 대척점에 서있는 캐릭터가 무토이다. 무책임한 진나이와 함께 가정법원 조사관으로 활동하는 무토는 두 아이의 아빠이자 꼼꼼하고 책임감 있는 성격의 남자이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나름 애쓰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일본 사회의 소년법과 날로 심각해지는 소년범죄 그리고 죄의 무게와 용서에 대해 가벼운듯 하면서도 진중하게 접근하는 '이사카 고타로'식 화법으로 그려나간다.



19살 미성년 다나오카 유마는 무면허로 차를 몰다 조깅하던 행인을 덮쳐 사망시킨다. 재판을 받기전 다나오카는 진나이와 함께 다나오카의 사고 배경을 조사한다. 조사중 과거 다나오카가 어렸을적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후 초등학생시절 절친한 친구를 음주 교통사고로 잃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교통사고로 소중한 사람을들 잃었던 다나오카가 이번엔 직접 교통사고로 타인의 생명을 빼앗고 소년원에 가게될 처지에 놓인 것....다나오카의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던 진나이와 무토는 다나오카의 교통사고 이면에 숨겨진 사실들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 작품 역시 직전에 읽었던 [끝없는 살인]과 마찬가지로 다나오카 유마의 무면허 교통사고의 동기를 파고드는 'Why done it'에 치중하는 작품이다. 끔찍한 교통사고를 겪어오며 불행한 생을 살았던 소년은 왜 운전대를, 그것도 무면허로 잡아야만 했던걸까? 그리고 행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결말에 진실에 도달했을때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남기는 그런 작품이었다.



진나이, 무토 뿐만아니라 진나이의 친구인 맹인 나가세와 인터넷 범죄로 무토의 가정관찰을 받고 있는 오야마다 슌 등 개성있는 캐릭터와 얽혀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느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낸다. 특히나 인터넷에 무수히 올라오는 범죄예고 글중에서 실현가능한 글들을 골라내는 능력을 가진 오야마다 슌의 능력은 꽤 인상깊었다.



살면서 무수히 보게되는 범죄의 피해자는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가까운 지인들, 내 가족 혹은 내가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해자는 어떨까? 정말로 한눈에도 단박에 알아 볼 수 있는 흉악한 괴물의 모습을 한 범죄형 얼굴을 가진 사람들일까? 작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평범했던 사람도 단 한순간에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상처 투성이 나약한 미성년자도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언제까지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건지, 확실시 되는 범죄를 막기위해 또다른 범죄를 저질러야 한다면? 등등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고심해 볼 문제들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소년범죄 문제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랄까....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유머와 진지함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존재감을 발하는 독특한 캐릭터 진나이와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무토의 캐미가 작품을 더욱 빛내는 좋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