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김미조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2019년 초판)

저자 - 김미조

출판사 - 42미디어콘텐츠

정가 - 12800원

페이지 - 238p



미처리 시신들의 인생찾기 고군분투



죽은지 4일이 지나도 발견되지 않는 영혼들은 미처리 시신이 된다.

그런 미처리 영혼은 헌책방 솔서적으로 모인다.

솔서적 사장 김사장은 미처리 시신의 사연을 담은 영혼의 책을 만든다.

치다꺼리 일명 사신은 치다꺼리 지침서를 먹어 치운뒤

미처리 시신과 함께 18시간 동안 이승에서 그들이 겪는 일을 그저 두 눈에 담는다.

그 뒤 미처리 시신 영혼의 책이 완성된다. 

결국 솔서적은 미처리 영혼들의 책이 모인 영혼의 책방인가....



법칙.

1. 미처리 시신은 18시간동안 사바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

2. 미처리 시신의 이승 나들이는 물리적 존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치다꺼리 사신은 미처리 시신에게 길잡이 역할만을 할 뿐이다.

4. 치다꺼리 경력이 쌓이면 영혼의 책 편집자로 승진할 기회가 주어진다.



자....여기까지만 보면 '지넨 미키토'의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처럼 망자가 되어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내고 평화롭게 성불하는 그런류의 심령 미스터리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본인 역시 처음 책을 집었을때 그런 기대감을 갖고 시작했다. 그러나 작품을 읽고 나서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장르의 껍질을 쓴 순문학으로 봐야 할듯 싶다. 물론 미처리 시신의 영혼이 죽은 이유와 영혼이 생전에 품고 있던 욕망이나 목표를 죽어서도 찾아가는 내용이지만 그 추구하는 사상이나 그들의 과정이 명료하기보다는 추상적이며 굉장히 고뇌하고 숙고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총 4개의 장에서 4명의 미처리 영혼이 등장한다. 

한가지 에피만 이야기 하자면 


허08은 생선장사를 하며 어렵게 사는 형 내외의 옥탑방에 붙어 사는 한심한 존재이다. 20살부터 죽어라 회사에 이력서를 내지만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던 그는 '시스템이 당신의 부를 결정한다'의 책을 감명깊게 읽고 저자 지31의 강연을 찾아 듣는 열혈 팬이 된다. 하지만 알고보니 지31일은 그 책을 대필했을 뿐더러 허08이 상상하던 우상에서도 한참은 먼 이중적인 삶을 살았다. 결국 지독한 배신감을 느낀 허08은 지31을 손보는데.......



망자가 되어 자신이 살았던 허망한 인생을 지켜보고 이렇게 말한다.


"다 지워줘."



친형과 형수가 살고 있는 옥탑방에서 시신이 된지 사일이 지나도 아무도 찾지 않는....그정도의 존재였던 허08은 차라리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었으리라. 끝없는 추락과 허무 속으로의 침잠. 이 4명의 각자의 사연속에서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인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사연 하나 없는 이 어디있겠냐만은 결국은 한번뿐인 인생아닌가. 많은 이들의 슬픔과 애도 속에서 사라져 갈지. 아니면 누구도 찾지 않는 어둠 속에서 서서히 썩어갈지는 각자 하기에 달린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쓰고 보니 한국판 스쿠루지 같기도 한데, 지금도 우리 곁에서 미처리 망자들이 자신이 죽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내가 이곳에 죽어있어!! 날 찾아줘'라며 우리의 귓가에 외치고 있을지 또 누가 알겠는가....-_-;;; ㄷㄷㄷ 나 자신을 되돌아 봤을때 빌어먹을 놈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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